「정치혁명」이라고 까지 불리고 있는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당의 합당이 발표되자 그 모델이 됐을 것이라는 이웃 일본의 자민당 얘기가 거리에 흩날리는 흰눈만큼이나 분분하다. 일본의 자민당이 1955년 11월 창당된 이래 35년동안 장기집권할 수 있었으며 이같은 정치적 안정아래 일본을 민주화와 경제대국으로 이룩할 수 있는 기조가 됐다는 게 매력이라면 매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3당통합이 일본의 자민당처럼 정치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정치실정에 일본의 자민당 모델이 들어맞을 것인가. 의문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일본의 자민당은 좌우양파로 갈라섰던 사회당이 합쳐진데 자극된 당시의 자유당과 민주당이 통합하여 자민당을 결성,독특한 파벌정치로 당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보수대연합을 이룩할만큼 위협적인 혁신정당이없다.◆일본 자민당의 역사는 파벌의 이합집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합동으로 자민당이 탄생하기까지 10년동안은 전후 일본을 부흥시킨 자유당을 이끌어온 요시다(길전무)와 민주당을 이끈 하도야먀(구산일랑)의 싸움판이었다. 자민당 당총재가 일본의 수상이 되게끔 된 일본의 정치제도 밑에선 파벌정치란 필연적이다. ◆초창기의 자민당은 8개 파벌이었으나 3개 파벌은 소멸되고 5개로 압축됐다. 이들 파벌이 합종연형을 이루어 주류와 비주류를 형성,수상을 탄생시킨다. 파벌의 보스는 당과 내각의 요직을 배당해주고 정치자금을 염출해주는 대신에 파벌에 소속해 있는 의원들은 총재선거에서 보스를 지지해야 한다. ◆파벌의 보스와 멤버와의 관계는 흔히 봉건적인 오야붕(친분)과 꼬붕(자분) 관계로 비유되고 배신이란 없다. 과연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이같은 「파벌정치」가 부작용 없이 정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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