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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개혁­구시대 청산 진통/공산당조직­요원처리ㆍ경제난 3대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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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개혁­구시대 청산 진통/공산당조직­요원처리ㆍ경제난 3대걸림돌

입력
1990.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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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선 투표연기,지도력결핍 노출도/시장체제정착도 최소 5년은 필요민주화개혁 이후 동구각국이 구체제 청산진통을 겪고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세게 몰아친 동구의 민주화 개혁 바람은 권력의 상층부에서 스탈린식 공산주의를 몰아내는데는 일단 성공했으나 근본적인 권력구조를 개편하는데는 아직 난제들이 산적해있다.

정치적 변혁의 와중에 있는 동구가 직면한 문제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40여년간 「공산당=국가」의 등식속에 정치ㆍ경제ㆍ사회 각분야에 깊이 뿌리박고 잇는 「노멘클라투라」라는 거대한 공산당조직의처리문제다. 둘째는 공산당 독재기간중 국민들을 직ㆍ간접적으로 억압했던 공산체제의 적극참여자 처리문제로,특히 비밀경찰을 앞으로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이다. 셋째는 경제적 압박인데 동구국가들이 40여년간의 중앙통제계획 경제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 나아갈수록 그 압력은 가중되고 있다.

동구는 정치적 변혁이후의 현체제를 그대로 끌고 갈수도,그렇다고 완전히 해체할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셈이다. 동구의 새로운 지도자들은 큰 어려움없이 추운겨울을 넘기고 싶어하지만 안팎에서 불어오는 삭풍은 너무 거세다.

사회 각분야의 중요한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공산당관계자들은 새로운 지도부에 충성하건 그렇지 않건간에 현재로서는 거대한 정부조직운영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들이다.

이러한 사정은 루마니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동구중 유일하게 피를 흘리며 가장 극적으로 공산독재자를 몰아냈지만 성인의 3분의1인 3백80만명이 공산당원이고 청년공산당원만도 4백만명이 넘는다. 또 임시정부의 구성원도 거의 공산당원 출신이다. 이들은 『공산당 입당이 이념적인 선택이 아니라 사회진출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일반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지못하고 있는 루마니아의 임시정부는 공산당불법화와 사형제도 폐지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세우지못하는등 지도력의 결핍현상을 노출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산당지배를 종식시켰던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폴란드의회 자유노조 원내총무인 게레멕은 『주요분야에 있어 공산당 인맥은 그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시인하고 『변화가 불가피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쟁점은 비밀경찰등 공산독재체제 유지에 앞장섰던 사람들의 처리문제다.

이 문제도 동독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공통사항으로 비밀경찰 해체를 둘러싼 정부와 재야간의 마찰은 이미 발표된 5월총선등 정치일정까지 위협하고 있다.

차우셰스쿠 학정에 시달렸던 루마니아국민들의 비밀경찰에 대한 혐오감은 극에 달하고 있으나 비밀경찰 요원들은 수도 부쿠레슈티 거리를 유유히 활보하고 있다.

하지만 동구의 새 지도자들은 아직은 비밀경찰의 존재가 사회질서유지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체코의 자커내무장관은 최근 비밀경찰 요원중 잔류자와 추방자를 가려내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압박. 모든 동구국가들은 규모는 크지만 적자투성이의 중공업을 가지고 있으나 소비재공업및 서비스분야는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집단화된 농업의 생산성은 형편없이 떨어졌으며 폴란드등 몇몇 국가는 외채에 시달리고 있다.

새 지도자들은 시장경제체제를 선호하고 있지만 경험및 자본부족등으로 속수무책의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에 따라 유일하게 전면적인 사유화계획을 추진하고있는 폴란드는 그러나 3백90억달러에 이르는 과도한 외채로 실업이 늘고 생활수준은 급격히 떨어졌다.

외채가 없는 루마니아라고 상황이 나은것은 아니다. 차우셰스쿠하에서의 과도한 내핍정책및 중공업 우선정책이 남긴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 임시정부성격의 현정부들이 중요한 정책추진을 꺼리고 있는 점도 경제침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동구는 심리적으로 서구에 기울고있을지 모르나 경제적으론 아직 소련에 매여있는 상태다. 소련주도의 코메콘이 최근 시장체제로의 변신을 선언했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최소한 5년정도가 필요할 것으로보여 경제적압박은 쉽사리 완화될 것같지 않다. 동구가 「진정한 봄」을 맞기까지에는 넘어야할 산들이 너무 많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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