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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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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문화협회(김성진회장)가 지난 86년도 이래로 펼치고 있는 계속사업인 해외소재 우리 문화재조사의 첫 결실로 「미국박물관소장 한국문화재」가 발간되었다. 국배판 크기로 총 5백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보고서는 미국내 16개 도시의 18개 박물관과 개인수장품 약 1만5천점이 소개되고 있다. ◆86,87년의 두 해에 걸쳐 조사ㆍ보고된 이 책자의 간행으로 우리는 비로소 어느해 누구에 의해서 어떤 문화적 유산이 반출되었으며 이 무가의 대보들이 현재 어디에 있느냐를 알게된 셈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문화재가 구한말,광복전후 그리고 6ㆍ25와 같은 우리의 정치 내지는 사회적 혼란기에 대량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물론 정치 내지는 사회적 혼란도 중요한 요인이기는 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전통문화 내지는 그 소산인 문화재에 대한 사회일반의 무관심과 소외에 있었음도 저버릴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안목에서 본다면 국제문화협회에 의한 해외소재 문화재에 대한 조사사업이야말로 건국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문화적 역량의 단적인 표현이기도 하려니와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이 정치와 경제에 치우쳐 왔던 편향에 대한 시정의 착수이자 균형된 발전의 계기를 이룬 상징적 사업이라고도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미국내 박물관의 우리 유물들이 이웃 중국과 일본의 유물에 치여서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토록 많은 미국박물관 관계자들 가운데 단 한사람 한국관계 전문학예직이 없는데 까닭이 있다니 더더욱 놀라운 일이다. ◆따라서 외국박물관의 한국관계 문화재 전문직 양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도 필요하겠거니와 그때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중국 내지는 일본관계 학예직의 초청으로 이해를 돕게하는 일도 생색이 될까싶고 또 동 협회의 해외소재 문화재조사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우리 문화재가 낯선 해외에서 제자리를 찾아 제구실을 하게 되는 데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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