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의견 괄목 접근… 4개 정파에 양보 촉구/지역분쟁 해결에 유엔역할 증대 새 가능성미ㆍ소ㆍ영ㆍ중ㆍ프랑스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은 16일 캄보디아에 자유선거가 실시될때까지 유엔이 이나라를 관리하고 국제평화 유지군이 안보를 담당하는 바탕위에서 캄보디아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을 골자로한 16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파리에서 이틀간의 회담끝에 나온 이 합의문은 유엔평화유지군이 대내 안보를 관장하는 과도기간을 거친후에 유엔의 직접적인 관리하에 자유선거를 실시하고 유엔이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합의문은 또 과도기간 동안 캄보디아 주권의 「보존기구」로서 「국가최고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이번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캄보디아 문제 해결에 관한 합의는 그 합의 내용보다도 캄보디아 분쟁 해결에 주요 장애요소가 되었던 중소가 의견의 접근을 보았다는 점에서 11년간 계속돼온 캄보디아 분쟁 해결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이번 합의는 ▲과도기간중 훈센정부의 위상 문제 ▲캄보디아의 유엔대표권 문제 등 극히 민감하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채 유엔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에 그 특징을 갖고있다.
이번 합의문 발표후 프랑스와 미국관리들이 이 평화 계획의 추진을 위해 약 2주내에 뉴욕에서 다시 회담하고 3차 회담이 2월말에 파리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 합의가 총론면에서의 합의에 불과할 뿐 세부적인 사항을 합의하는데는 여전히 많은 장애가 도사려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갖는 중요한 의의는 저항세력중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는 크메르루주를 후원하고 있는 중국이 기존의 비타협적인 자세를 버림으로써 크메르루주가 군사적 승리를 추구하기 보다는 협상 테이블로 나설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데 있다.
최근 크메르루주의 군사적 공세 강화 움직임은 크메르루주가 군사적 모험주의로 방향을 전환한 신호로 풀이돼 주목을 끌었었다. 따라서 이번 상임이사국의 합의는 베트남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약체 훈센정부를 군사적으로 타도하려던 크메르루주에게 자세 전환을 촉구하는 압력이 될것이 분명하다.
이번 합의는 또 크메르루주의 연정 참여문제를 놓고 지난해 8월 개최됐던 19개 국평화회의가 중국의 비타협적 태도로 결렬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때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번 합의는 캄보디아 4개 정파중 어느 세력도 과도기간중 권력독점을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프놈펜의 훈센정부와 크메르루즈에게 다같이 양보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합의가 갖는 또다른 의의는 90년대 지역분쟁 해결에 초강대국이 어떤 접근방식을 보일 것인가를 가르쳐주고 있다는 점이다. 5대 강대국들은 그동안 지역분쟁 해결에 유명무실했던 유엔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지역분쟁 해결에 유엔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회원국의 재정부담을 합의문에 삽입했다는 데서도 이를 확인할수 있다.
이번 파리 합의는 내전의 재연이 우려되었던 캄보디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높여줬을 뿐아니라 국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분쟁에 초강대국이 앞으로 유엔을 통한 정치적 해결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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