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문화보급 전초 기지화/「까치소리」 전화 운영 민원청취/“문턱 없애고 생색 행정 지양”… 새 용어 구사/공산권 동포 예술단 파견ㆍ문화지도도 발간문화부 원년을 이끌어갈 이어령장관이 15일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90년대 문화주의의 토대가 될 문화정책은 아주 아이디어가 만발했다. 「우리말의 표준화 추진」 「한국 신화사전 편찬」 「한국고유의 멋과 맛 지키기운동」 「한민족 문화 대축제 순회개최」 「문화지도 발행」 「환경문화 시상제도 창설」 「예술인창작마을 조성」 「문학박물관설립지원」 「한글컴퓨터 시스템의 표준화」 「까치소리 전화운영」 등 29개 사업이 주류를 이룬 기자회견 내용은 사회 대 전환기와 세계공동체를 향한 문화주의 선언이었다.
이장관은 앞으로 『문화부의 행정은 문턱을 없애고 생색나지 않게 사심없이 일하겠으며 문화생활화를 위해 ▲두레박놓기 ▲이끼입히기 ▲부지깽이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이 29개 사업을 이끌 구체적 재원방안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 사업들은 하드웨어(건물)가 아닌 소프트웨어(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기 보다는 관ㆍ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장관이 문화인 장관답게 구태의연하고 딱딱한 용어대신 새로운 행정언어를 사용하며 설명한 90년대 문화정책은 다음과 같다.
▷한민족 동질성의 문화적 회복추진◁
남북한간 이질화 현상을 문화적 접근에 의해 해소한다.
구체적 사업으로 우리말의 표준화를 추진한다. 우리말의 세대간ㆍ지역간 이질화에 따른 언어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이 한국 언어 표준화작업에 착수하며 국어 연구소의 지위격상및 기능강화,어문학계와 함께 문법ㆍ공용어ㆍ외래어 표기 등을 공동사업으로 추진한다. 또 한자사용 문제도 그 정책방향설정을 위해 연구지원한다.
종교계 내부의 갈등과 정치지향적 활동을 문화 지향적으로 선회하기 위해 범종교 예술제를 개최,미술전시회ㆍ종교음악제ㆍ종교문화재 전시회를 연다.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오랫동안 지탱해온 상징적인 문화배경을 담은 「한국 상징 신화서전」을 편찬한다.
이 사전은 표층적으로 기술된 국어사전ㆍ백과사전 등을 보다 심층화 함으로써 한국인의 정신적ㆍ문화적 뿌리를 찾자는 것이다.
한국고유의 멋과 맛 지키기 운동을 통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의식주및 예절의 바른생활 규범의 모델 정립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한복 바로입기 전시,잃어버린 우리 고유의 맛을 내는 향토 음식 발굴 확산,우리의 풍류적 생활모델 제시,바른 예의범절을 위한 제사,가정문화 등을 담은 비디오 프로그램을 제작,보급한다.
▲공산권 거주교민을 위해 예술단을 파견한다. 금년에는 북경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중국및 소련거주 동포를 위한 위문 예술단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교포 예술가의 현지및 국내활동을 지원,단절감을 극복토록 한다.
▲한민족 문화 대축제를 해외교포 밀집도시에서 순회 개최한다. 제1회는 일본 오사카나 미국 LA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곧 그 실무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벤트 문화기획단」을 구성한다. 이 기획단은 고유세시풍속ㆍ국경일ㆍ명절과 연계되는 신명나는 놀이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통 예술을 생활과 밀착시키는 문화예술의 이벤트화 추진,전통문화와 현대 예술을 접목한 국민문화를 형성한다.
▷국민문화 향수권과 참여권의 신장◁
모든 생활영역에서 문화부가 가치의 확대로 「삶의 질」 향상을 꾀해 생활문화 3대목표를 청년ㆍ여성ㆍ기업문화 진흥에 둔다.
구체적 방안으로 ▲문화가족 운동을 전개한다. 기존 박물관회 미술관회 문화재 보호단과 각 분야 지역문화 동호인 등의 문화소집단 운동을 활성화하고 문화부를 시발로 전 문화기관이 동참하여 전국적으로 1백만명 문화가족 구성을 목표로 한다.
예술인ㆍ종교인들의 협조를 얻어 청소년 대상으로 시ㆍ법어ㆍ성구 등을 수록한 문화그림 엽서 보내기 운동도 권장한다.
▲국민의 문화향수,편의제공을 꾀한다. 산업현장ㆍ벽지ㆍ농어촌을 찾아 가는 움직이는 박물관ㆍ미술관 운영 및 순회공연,사설박물관ㆍ미술관의 설치 권장,기존 문화자료의 일반공개및 활용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해외문화재 목록발간ㆍ보존영화ㆍ비디오 등을 상영할 상설관을 설치한다.
▲문화지도를 발행한다. 전 국토의 문화공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이 문화지도 제작은 역사적 유적ㆍ종교ㆍ음악ㆍ미술ㆍ문학 등 장르별ㆍ연대별 분포 표기를 하고 민간 출판사와 손을 잡고 제작,한민족의 문화적,동질성 회복및 문화관광 진흥자료로 활용토록 한다.
▲지방문화원을 문화보급의 전초기지화 한다. 지자제에 대비 다목적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가진 문화원을 「문화사랑방」으로 개발하며 지역유지ㆍ연고기업인ㆍ문화예술인이 동참,운영케 한다. 또 지방자치제 실시를 계기로 지역 특장문화와 중앙의 고급 문화 프로그램의 상호교류를 지역 문화사랑방을 통해 실시한다.
▲관중이 많이 운집하는 기존 스포츠시설ㆍ문화유적ㆍ종교ㆍ양로원ㆍ고아원ㆍ병원ㆍ지하철역ㆍ사회복지시설ㆍ공중시설 및 기업체 문화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발굴 활용한다.
▲환경문화 시상제도를 창설한다. 도시의 건축물ㆍ환경조각ㆍ간판 등 우수작품을 선정,시상함으로써 도시환경 문화의 고급화를 유도한다. 또 인사동ㆍ명동ㆍ이태원ㆍ대구 약령시장 등을 문화적 명소 거리로 조성한다.
▲3백만대의 비디오를 건전문화 보급의 매체로 활용키 위해 양질의 비디오 프로그램을 다량 제작 보급함으로써 본격적인 비디오 문화시대를 연다.
▲오는 1월15일부터 「까치소리」 전화를 운영한다. 번호는 (02)(735)1990. 이는 문턱 없는 행정을 실천하고 국민들의 여망ㆍ민원ㆍ건의사항을 수렴하며 회신해줄 것은 회신해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미래문명에 적응하는 문화창조◁
한국인의 잠재적 능력개발 문화영역에 첨단 과학기술도입 세계문화속에 한국문화의 중심적 지위확보에 초점이 주어진다. 이를 위해
▲예술인 창작마을을 조성한다. 창작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춘 예술인 창작마을을 조성,창작 산실로 제공한다.
우선 서울지역에 「예술인의 집」을 낙안ㆍ제주 등 지방 민속마을의 일부를 창작 마을로 활용한다.
▲엘리트 예술인의 조기발굴및 활동지원을 위해 국내외 유명예술인 후원회를 조직하고 국가적 차원의 문화행사에 이들을 등용한다.
▲비 동양인의 동양화전ㆍ서예 국제전 등 국제적 예술행사를 창설한다.
▲한글 컴퓨터 시스템의 표준화를 꾀해 코드ㆍ자판의 통일및 과학기술처와 협력,어문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한글 그래픽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한글날을 계기,과거ㆍ현재ㆍ미래의 한글 자체의 변천을 소개하고 아름다운 한글 자체의 개발을 촉진한다.
▲신 사상 도서및 출판지원. 다양하면서도 균형있는 출판문화를 위해 대규모 도서 출판단지를 조성한다.
▲전통문화 유산의 국제화보급을 꾀해 민속 토산품의 현대적ㆍ국제적 개발을 꾀하고 전통 민예품중 현대적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국제적인 상품화 한다.
▲한국어의 세계적 보급 확대를 위해 한국인이 사는 곳의 한국문화권화,한국어의 세계언어화를 위한 우리언어의 국제적 보급을 확대한다.
▲문학박물관의 설립을 지원한다.
유명작가의 유품 원고 등 문학사료를 수집ㆍ전시하는 박물관등을 작가의 생가를 활용해서 시도한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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