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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수산업(군축시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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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수산업(군축시대:3)

입력
1990.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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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실로 전면재편 불가피/남는 재원 활용 경제활황 기대90년대는 「평화의 10년대」로 기대되고 있다. 냉전 체제의 두주역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평화경제」「평화분담금」같은 묵은 용어들이 새로운 의미를 띠고 지상에 자주 비쳐진다. 국방비감축에 따라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의 용도에 대한 논의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국방비가 얼마나 감축될지 아무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고 현안의 다양한 군축회담이 구체적인 결실도 맺지않는 불확실한 단계에서 「평화분담금」운운은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방비 감축의 추세는 소련과 동구의 변혁이 뒤집어지지 않는한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돼가고 있다.

미국의 군축바람은 평화분담금보다는 군수산업체의 비명에서 시작되고 있다.

전후 냉전체제위에서 비대해진 미군수산업체들은 예견되는 평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비절감,감원등의 감량경영과 흡수ㆍ통합등 업계재편성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미 방산업체 제2위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사는 연간매출 95억달러(88년) 중 85%를 국방부발주에 의존하고 있다. 공군에 F16전투기,육군에 M1에이브람스전차,해군에 트라이던트핵잠수함을 공급,육ㆍ해ㆍ공군등 각군에 균형있게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아프간전에서 소련군을 괴롭혀 성가를 높인 간이지대공미사일 스팅어 미사일도 제작한다. 미군수산업체의 주력기업인 이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윌리엄ㆍ앤더스부회장은 『방산업체들은 앞으로 니전투구를 하게될 것이다.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며 이싸움에서는 피가 가장많은 자가 승리하게될 것이다』고 생사를 건 경쟁을 예고했다. 체니국방의 국방비감축플랜과 서독주둔미군의 감군제안에 따라 주력제품의 하나인 F16전투기와 M1에이브람스전차에 대한 국방부발주가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제너럴다이내믹스가 맥도널 더글러스(미군수산업체1위)와 한국의 전투기공동제작플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도 이러한 경영압박에서다.

제너럴 다이내믹스사는 방산의존도가 높아 주가도 하락세다. 록히드항공ㆍ노드롭항공ㆍ그라만항공사등 방산부문이 매출액의 90%를 넘는 회사들도 같은 운명이다.

노드롭항공은 한때 「눈에띄지 않는 폭격기」로 과잉선전됐던 스텔스폭격기(B2)에 사운을 걸고있다. 미공군은 7백억달러의 예산으로 B2폭격기 1백32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의회에서 B2폭격기가 대당 5억3천만달러나하는 초고가라는 것이 대쟁점이됐다. 이 스텔스폭격기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다. 미국방예산의 격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B2폭격기구명책의 하나로 최근 파나마침공때 이것을 투입했다. 소련의 심장부에 핵폭탄투하를 목적으로 개발된 최첨단폭격기 B2를 공군도없는 파나마를 공격하는데 동원한 것은 망치로 파리잡는 비효율적인 낭비다. B2기5대값이면 주한미군 4만3천여명의 연간유지비와 맞먹는다. 이러한 고가의 B2기의 실전동원효과는 인상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정책적으로 『과잉반응』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노드롭항공은 B2기구매계획이 대폭축소될 경우 타회사에 흡수,합병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P7A대잠수함항공기를 개발한 록히드사는 전자부문을 통합,1천명을 감원했고 제너럴일렉트릭사도 항공과 방산부문을 통합했으며 92년까지 엔지니어 4천명(전체의 20%)을 감원할 계획이다.

보잉사는 민간제트여객기주문의 급증에 따라 방산의 비중을 급격히 줄여가고 휴즈항공도 민간전자,통신위성의 판매등 업종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전쟁에서 번영을 찾아온 4만여개의 미방산업체들과 이들이 집중된 매사추세츠주,뉴잉글랜드지역,남캘리포니아지역은 평화속에서도 살아나가는 방법을 찾아내야하는 시련을 눈앞에 두고있다.

군수산업체는 태풍을 맞고있으나 4조달러의 미국경제에서 그들은 소수다.

세계제1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경제는 평화분담금에 대한 기대에 미소를 짓고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ㆍ카우프만 수석연구원은 안보환경의 현추세에 변화가 없으면 미국이 대외공약에 등돌리지않고도 국방비를 오는 99년까지 50% 감축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미비즈니스 위크지는 체니국방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94년까지 1천8백억달러 감축시안이 실현된다면 미국은 저물가,저금리,고성장,예산적자의 감축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 장미빛 90년대를 예측했다.

이 경제전문지는 미국방예산을 91년부터 4년간 실질적으로 5%감축(체니국방의 감축시안과 유사)하면 95년에 현행예산적자(1천2백억달러)를 50%감축할 수 있고 98년에는 흑자로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예산적자가 반감되는 95년부터는 저물가와 저금리가 실현돼 투자가 증대되고 기업의 자본비용도 감축,일본과 서독기업들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만성적인 무역적자도 감축될 수 있다. 미GNP(국민총생산액)가 90년대 말에는 20% 증가한다는 것이다.

미 국방비의 감축적정선이 어느 규모인지 현재는 미지수다. 일부의견들은 현재의 GNP6%선에서 4%까지 줄일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평화분담금의 용도에 대해서 아직 논쟁이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으나 부시대통령과 민주당의회지도자들은 생각이 좀 다른것 같다.

조세인상에 반대해온 부시대통령은 적자감축과 교육ㆍ마약퇴치ㆍ도로ㆍ항만등 사회개발과 사회간접자본투자등 긴요사업에 전용할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루스벨트이후의 민주당전통대로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확충을 마음에 두고 있다.

어떻든 미국사회는 환희에 젖어있는 것 같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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