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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4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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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4ㆍ끝

입력
1990.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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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수출 점차강조… 주체틀서만 추진/“사회주의=경제난은 오해”강조도북한이 대외의존을 극소화 하기 위해 주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거대한 외자유입과 다양한 대외경협에의해 고도성장을 추진해온 한국의정책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북한이 보기에는 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위해 장래를 일본과 미국에 저당잡혀 국가이익을 배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공장현대화의 필요성을 인정,지난 10년동안 계속 주체의 깃발은 내리지 않은채 대외경제정책을 크게 수정해왔다.

평양은 대외경제관계의 다양화를 모색,중국의 관계법과 유사한 합영법을 채택했고 수출을 점차 강조하고 있다.

이번 카네기재단의 「북한과의 대화」세미나에 참석한 북한측 참석자는 주체정책이 미국 및 다른 자본주의국가들과의 경제유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북한이 세계경제개발추세에 따라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측참석자는 북한이 경제개발에 성공하자면 한국의 방식을 따라야한다고 시사했다.

『북한이 경제를 더 발전시키려면 무역이 열쇠다. 문제는 수입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외화의 획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 특히 공산품의 수출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이 채택한 기본방식의 하나는 계약생산이다. 당신네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외국바이어가 와서 「이것을 만들어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케팅 금융 기술등에서 도움을 얻는 것이다. 여기서 중대한 성공의 요건은 세계수준의 가격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대량으로 인도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북한측 참석자는 이에 대해 『건전한 조언으로 생각한다. 우리들은 현재 합작사업,모델 등에 대해 심층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점을 고려할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지적하고 싶다. 우리가 주체주의때문에 세계추세에 뒤떨어져있다고 암시하는 것같은데 대외무역부문에서는 우리는 세계추세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북한측 참석자들이 관련통계숫자를 제시하지않는 것을 비판했다. 『숫자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데 북한의 88년 무역량과 88년까지의 합작사업실적을 묻고 싶다』

북한측 참석자는 『사실 매년 무역총액을 공표한다. 85년 1백30억달러였고 88년에도 대차없었다. 합작사업은 실시된지 불과 3∼4년 밖에 되지않아 총규모가 별로 크지 않다. 중국처럼 우리도 주로 해외의 교포들과 합작을 시작했다. 그런데 서구같은 상업중심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 경제발전의 모습을 전할만큼은 숫자를 발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중 이데올로기문제를 가지고 잠시동안 충돌이 일어나 긴장된 순간이 있었다.

▲미국측참석자=『사회주의 경제가 붕괴상태에 있다는 것,즉 사회주의 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주 널리 인정되고 있다. 소련,대다수의 동구,중국에서의 변화는 사회주의체제의 본질적인 파산을 말해준다.

당신네의 말대로 독립적인 국가경제의 유지를 고수해온 나라들이 대국민혜택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었다. 당신네나라의 참다운 표본은 인접태평양연안국들 즉 대만ㆍ홍콩ㆍ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특히 태국ㆍ인도네시아 그리고 물론 한국에서 찾아야한다. 한국은 큰기대를 제시하고 있다』

▲북한측참석자=『경제적 난관에 관한한 사회주의국가도 자본주의국가도 여기에서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ㆍ일같은 경제강국도 경제적난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경제발전의 문제와 사회주의체제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회주의국가들의 경제적 난관은 사회주의체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체제는 경제개발이 안되므로 근본적으로 나쁘고 자본주의체제는 경제개발이 잘되므로 좋은 체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서로의 이견을 해소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자신은 경제건설에서 다른 나라의 모델을 추종하려고 시도해본적이 없다. 우리가 합작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해서 그것이 자본주의를 옹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점에서 우리의 입장을 오해하지 말라 우리는 앞으로 계속 사회주의를 향해 전진해갈 것이다』

남북한 경제협력문제와 관련,미국측참석자는 북한제품을 내국제품으로 간주,관세를 면제하겠다는 노태우대통령의 7ㆍ7성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가하고 물었다.

북한측참석자는 이렇게 답변했다. 『남북경제협력의 가능성을 검토할 때 우리는 항상 이문제를 재통일문제의 테두리에서 생각한다. 즉 재통일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를 생각한다. 서로 다른나라사이에 이루어지는것과 같은 무역에 반대하며,따라서 우리는 포괄적인 협력을 주장해온 것이다. 남북경제회담은 이 기본적인 접근방식에 합의하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회담을 중단한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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