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나전모방은 지난 84년 5월에 부도가 났고,8월에는 물난리로 공장이 몽땅 물에 잠겼고,며칠 뒤에는 불이 나서 공장 일부와 기숙사가 불탔다. 남재우사장은 개인재산을 털어 사후수습을 하고,자신은 운전기사의 13평짜리 아파트방 한칸을 얻어 옮겼다. ◆감격한 종업원들은 채권자들에게 눈물로 호소,노임도 안받고 회사건지기에 나섰다. 이를 본 남사장은 회사주식 30%를 종업원들에게 무상 양도해서 우리사주제를 실시했다. 덕분에 88년에는 2억8천만원의 순익을 올렸고,작년 3월에는 「보람의 일터」 대상(한국경총 제정)을 탔다. 경북 포항에 있는 경북서점은 한해 매상 15억원에 종업원이 23명인 큰 서점이다. 창업주 최영경씨는 83년 종업원인 김태준씨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종업원사장 김태준씨는 작년 4월 다시 종업원 김우섭씨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그래서 종업원들은 『노력만 하면 나도 주인』이라는 생각에 전 종업원이 한마음이 돼서 뛰고 있다. 노사분규가 한국경제 최대의 문제라지만 이처럼 노사가 뭉쳐서 넘어져 가는 회사를 살리고,종업원도 기업주와 다름 없는 소위 「주인의식」으로 발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노사분규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노임이 오르는 만큼 물가가 오르고,실업이 느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노사분규가 억눌린 근로자들의 「내몫 찾기」인 것은 분명하지만,분규보다는 화합을 찾는 길만이 해결책이다. ◆화합의 길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근로자들에게 「우리 회사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적어도 대기업은 개인기업이 아니라 사회 공공기관으로서의 체모를 갖춰야 한다. 12일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재벌기업의 소유 분산과 소유ㆍ경영 분리를 적극 유도키로 했다 한다. 토지공개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인 만큼 전국민의 토론이 필요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