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구상」 대응 국면전환 계산/재량권 범위ㆍ북한태도가 관건김대중 평민당총재가 노태우대통령과의 청와대회담을 계기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정당대표 북방과 김일성과의 회담추진은 새해들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인 남북대화를 한층 더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대북창구의 정부에로의 단일화와 정부와의 사전협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야당대표가 북한을 방문하고 여건이 조성될 경우 자신이 직접 평양으로 가 김일성과 회담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얘기는 남북대치상황의 엄연한 현실을 감안해 절차문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겠지만 야당도 나름대로 남북문제에 대해 독자적 활동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풀이된다.
물론 김총재의 이같은 제의는 남북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실현성없는 목적을 노린 게 아니라 야당도 정부와 보완적 관계에서 남북문제에 일역을 담당할 수 있다는 데 하중이 실려있다. 따라서 초보단계의 구상이긴 하지만 남북문제가 지니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감안하면 향후 정국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노대통령은 이미 연두기자회견에서 김일성이 신년사를 통해 제의한 자유왕래 제의와 상호문호의 전면개방에 대해 적극적 자세를 보였고 이를 위한 국민과 여야간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김총재는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제의한 「남북 최고위급당국자와 정당수뇌협상」 중 정당수뇌협상에 관한 평민당의 적극적 자세를 남북문제에 대해 전권을 지니고 있는 노대통령에게 전해 긍정검토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이같은 정당수뇌협상의 추진이 결국은 노태우김일성의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자신의 북방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김총재의 대북구상은 아직은 원론적 단계에서 당위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김총재가 새해들어 남북문제에 대해 적극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정치적 의미는 퍽 다양한 것 같다.
김총재는 지난 71년의 대통령선거전에서 남북교차승인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남북문제 구상을 밝힌 이래 통일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구상을 가다듬어 왔으나 자신과 평민당에 쏠리고 있는 「사상적 선입관」으로 인해 그 효과가 반감됐다는 판단을 해오고 있던 터였다. 특히 지난해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으로 상징되는 공안정국은 남북문제에 대한 평민당의 입지를 한층 더 위축시켜 버렸으며 평민당은 북방문제와 남북문제에 관한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선입관이 형성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서 평민당과 상대적 위치에 있는 민주당은 김영삼총재의 방소 등에 힘입어 북방문제에 대해 일정한 지분을 확보하려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동구의 민주화가 상징해주고 있는 공산세계의 개방무드와 남북문제의 급진전 조짐은 제1야당인 평민당의 적극대응을 촉구하기에 충분했고 나름대로 이 문제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김총재는 새해들어 이를 부각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새해 정국은 김영삼 민주 총재의 선수치는 듯한 조기정계개편 주장에 의해 김 평민총재로서는 달갑지 않은 정계개편문제가 정국최대 이슈가 돼버렸기 때문에 국면전환의 필요성을 느꼈을 법도 하다.
김총재의 이같은 대북구상이 실현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정부가 어느정도의 재량권을 부여하느냐 하는 점과 북한의 태도일 것이다. 특히 김일성과의 회담성사 여부는 사안의 성격상 그 결정권이 현 정부의 판단에 달려있음은 물론이다.
김총재는 좀 더 구체적인 복안을 17일의 기자회견에서 밝힐 예정이지만 대북구상의 구체적 결실을 위해 평민당 차원은 물론 자신이 해외에 구축해놓은 각종 녹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이병규기자>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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