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7년부터 1453년까지 1백년을 훨씬 넘게 계속되었던 영ㆍ불 1백년전쟁서 망국의 위기에 몰린 조국을 구출한 프랑스의 잔ㆍ다르크(1412∼1431)의 행적은 세계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지만 전쟁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란 전쟁터에 나간 남정네를 대신하여 집과 마을을 지키고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보살피며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거의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있었다. ◆이같은 고정관념은 군집단내에서 여군의 역할에도 마찬가지로 통하고 있다. 이제까지 여군은 간호ㆍ전화교환ㆍ타자 등 전투행위와는 전혀 관련없는 업무만을 맡아왔다. 그런데 미국이 눈의 가시인 마누엘ㆍ노리에가 장군을 몰아내기 위해 펼친 파나마침공작전에 투입된 미군병력 2만6천명중 여군이 전체의 0.6%인 1백60명이었다. ◆더구나 이들 1백60명중 일부가 파나마작전중 총격전을 벌이는 실제 전투상황에 참여했고 헌병 중대장을 맡은 여군대위는 전투상황서 지휘관 역할을 훌륭히 치러냈다고 한다. 소수민족의 독립투쟁 등 비정규전에서 여자 게릴라 대원이나 여지휘관의 얘기는 적지 않으나 정규전에 있어서 여성의 전투행위 참여와 여지휘관은 잔ㆍ다르크이래 이번이 첫 케이스다. ◆그러한 관계로 파나마침공작전이후 미국서는 여군의 전투참여 허용여부를 놓고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고 한다. 육ㆍ해ㆍ공ㆍ해병대 할 것 없이 여권신장의 물결에 따라 여군장병의 수가 날로 늘어나고 군문에 뛰어든 여자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으며 똑같이 병영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군수뇌들의 입장은 보ㆍ전ㆍ포 등 전투부대에 여군을 배치하여 전투상황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파나마작전에 투입된 1백60명의 여군은 주로 헌병,병참,통신,수송 등 지원부대에 배속되었었다. 그러나 여군이 간호와 전화교환의 특수영역의 벽을 허물어버린 것만도 대단한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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