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생치안… 실행을 보고 싶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생치안… 실행을 보고 싶다(사설)

입력
1990.01.12 00:00
0 0

치안은 민생의 기본이다. 잘살고 못살고는 다음문제다. 마음놓고 다리뻗을 만해야 살맛나는 세상이다. 요즘 민생은 불안과 공포에 오그라들 대로 오그라들었다. 어찌된 노릇인지 민생치안은 사라지고 민생불안이 지배하는 것만 같다.범죄도 범죄 나름이다. 좀도둑은 좀체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난세가 되었다. 범죄의 흉포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떼강도 조직폭력 인신매매 살인 마약 등 끔찍한 강력사건이 쉴틈조차 없이 벌어진다.

「전율의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범죄발생건수가 1백만건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교통사고의 왕국에서 이제 범죄왕국의 오명까지 겸하지 않을까 한심스럽다. 증가율도 크지만 범죄종류가 오싹할 지경이다. 강도를 비롯하여 방화 절도 강간 폭력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다 마약의 전파도 심상치가 않다. 범죄의 온상은 도시이며 10대의 범행이 많다.

그렇다면 민생치안은 속수무책인가. 한국일보는 「불안해서 못살겠다」는 국민여론을 대변하여 범죄추방캠페인을 연초부터 펼치고 있다. 한가한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은 너무 다급하다. 이러다간 정부의 존립에 대한 회의마저 생겨나지 않으리라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가 민생치안을 바로잡겠다고 철석같은 공약을 한 게 어디 한두번인가. 종래엔 급하면 둘러대는 게 시국치안으로 공권력이 숨돌릴 겨를이 없다는 핑계였다. 그런데 시국치안이 가라앉을 만한데도 사정은 여전하거나 더욱 심해갈 뿐이다.

치안책임자의 결의 표현도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들었다. 자리를 걸겠다,언제까지는 틀림없이 일소하겠다느니 약속은 요란하고 무성했다. 결과는 말뿐이 아니었던가.

엊그제 연두회견에서 노대통령은 거듭 민생치안을 강조하였다. 우리는 새로운 각오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검찰도 민생특수부를 설치,시동을 걸었다. 국민의 입장에선 또한번 기대를 걸어보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약속이 아니라 실행이다. 흔히 말하는 수사의 공조체제만이라도 구멍이 나지 말아야 한다. 실종된 택시운전사가 의식불명인 채 행려병 환자로 취급되는 우스운 꼴은 없어야 마땅하다.

특히 요즘 강력범죄는 우발적인 것도 많으나 조직화ㆍ기업화된게 특성이다. 그 줄을 파고들면 어디엔가 선이 닿고 있는 흔적이 나타난다. 그것은 경찰력이 더 적극적이면 범죄의 후견조직을 캘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허구한 날 가지만 쳐서는 소용이 없다. 뿌리를 파내고 잘라야 지속성이 근절된다. 그러려면 경찰력ㆍ수사력도 조직범죄수준에 맞게 제고시켜야 한다.

범죄의 온상이 도시임에,그 원인제공이 무엇인가도 파헤쳐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향락과 음란과 퇴폐의 독버섯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철저하게 가려내는 음지의 제거작업이 강화된다면 사회는 한결 부드러워지리라 믿는다.

범죄와의 투쟁은 한계를 그을 수 없다. 칼을 뽑았으면 끊임없이 추적하여 없애버린다는 가시적 위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국민이 믿고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다. 민생치안이 더이상 속수무책일 수는 없는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