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자 칼럼 「우정과 소신」에 대해 독자 몇분이 전화를 주셨는데,그들의 의견은 두갈래로 나뉘어졌다.먼저 민주ㆍ공화당의 통합에 찬성하는 분들은 정치란 꿈이 아니고 현실이므로 불가능한 일을 우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김대중ㆍ김영삼씨는 절대로 합칠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이 물러나면 될게 아니냐고 주장할수 있겠으나,현 단계로는 불가능한 얘기다. 불가능한 일을 자꾸 주장하는 것은 통합을 원치않는 세력을 도와주는것 밖에 안된다』
『민주ㆍ공화가 통합하면 우선 대통령후보가 한사람 줄어들게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민주ㆍ공화가 합치면 다른당 눈치 안보고 좀더 책임감있게 개혁을 추진할수 있을 것이다. 사실 민주당은 체질적으로 평민당보다 공화당과 더 잘맞는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민주ㆍ공화의 통합에 회의적인분들은 국민의 투표로 이루어진 4당구도를 정치인들 몇사람이 임의로 깰수는 없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현재의 4당위치는 국민이 투표로 만들어준 것이다. 이제와서 제2ㆍ제3의 야당이 합쳐 평민당을 제치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음모이다』
『민주ㆍ공화가 합쳐봤자 의석수 95석으로 과반수와 거리가 먼채 민정 1백25석,평민 71석의 사이에서 보도 혁도 아닌 애매한 입장이될 것이다. 또 두당의 통합은 필연적으로 민정ㆍ평민의 제휴를 부르게될 것이며,그렇게 되면 정국은 지금보다 더 엉망이 될 것이다』
전화를 주신분들의 주장은 각기 일리가 있고,그 강력한 주장들 속에서 정계개편의 어려움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9일 『현재 우리정치권에는 보수로 위장한 파쇼,보수,중도의 3대세력이 있으며 정치권에 존재하지도 않는 혁신을 전제로 보혁구도의 정계개편을 논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말했고,노태우대통령도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의 혁신은 기반이 미약하여 보혁구도의 개편은 현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여당과 제1야당의 시각이 이점에서 일치하고 있는것은 나쁘지 않지만,오늘 국내외의 격변속에 많은 국민들이 품고있는 최대 관심사는 우리가 개혁의 속도와 범위와 의지를 어느정도로 조정해 갈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정치권은 『보수냐,개혁이냐,개혁한다면 어느정도로 속도를 낼것이냐』는 국민의 질문에 분명하게 대답하고,정계개편에 대한 태도를 정해야한다. 우리의 정치가 현실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이상을 향해 가기위해서는 아무래도 현재의 4당구도를 깨야 한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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