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문화원 재개원 협조도 목적/유족등 시민 당혹… 성과 기대난/“납치 위험” 경찰 만류에도 강행도널드ㆍ그레그 주한미대사가 7일 하오부터 5ㆍ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미국이 취한 태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광주방문을 2박3일 일정으로 강행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레그대사는 자신의 광주방문에 대해 『의례적이고 특별한 목적이 없으며 미문화원이 있는 부산은 이미 들렀고 대구도 곧 방문예정』이라고 밝혀 광주방문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광주지역 재야단체들은 『5ㆍ18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변명하려는 의도』라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8일 상오에는 그레그대사가 머물고 있던 광주미문화원장 관사에서 5백m가량 떨어진 파출소에 대학생 1백여명이 몰려와 반미구호와 함께 오물통과 최루탄분말봉지를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또 이날 전남대학생회는 『광주학살을 배후조종한 미국대사 그레그의 광주방문을 결사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레그대사는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광주도착직후 주한 미공군기지에 들러 부대현황을 들은 뒤 국립 광주박물관과 시립민속박물관을 방문했으며 저녁에는 김종태 광주일보발행인이 마련한 만찬에 참석했다.
또 8일 아침에는 그랜드호텔에서 언론인 대학교수 종교계인사 8명과 조찬을 함께하며 주한미군철수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을 설명했고 송언종 전남지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그레그대사는 이날 하오 광주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5ㆍ18당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시 군부에 대해 자제를 요청했으나 군부실권자들이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변,전두환전대통령의 증언에 대한 미국측의 반박을 재확인 했다.
그레그대사는 조아라 광주 YMCA명예회장,전계량 5ㆍ18광주민중항쟁 유족회장,명노근 5ㆍ18위령탑건립 및 기념사업추진 위원장,송기숙 전남대교수 등 재야인사 및 교수 언론인 화가 10여명을 광주 미문화원장 관사로 초청,반미감정 등에 대해 대화를 가지려했으나 전회장 등 대부분의 인사들이 불참하고 한완석목사(광주 제일교회) 등 4명만이 참석했다.
조회장은 『미대사가 광주지역 재야인사들을 만난다는 것은 유익하지 못할뿐 아니라 외교적인 마찰까지 빚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으며 전유족회장은 『5ㆍ18의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관련없다는 변명만을 하는것은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초청을 거부했다.
한편 경찰은 7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 그레그대사 방문지마다 사복경찰을 배치해 특별경호경비를 펼치고 있다.
당초 경찰은 『그레그대사가 광주에 오면 납치하겠다는 첩보가 있다』며 그레그대사의 광주방문 취소를 종용했으나 그레그대사가 『반미감정은 광주시민 전체의견이 아닌것을 알고 있다』며 『잘못된 인식은 만나서 대화로 풀도록 해야 한다』고 광주방문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그대사는 9일에는 광주지역 상공인,대학신문기자,윤공희대주교 등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그레그대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8개월간이나 폐쇄돼있는 광주미문화원이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다시 문을 열수있도록 지역인사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중요한 방문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민들에게 그의 갑작스런사건으로 오히려 미국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광주=김수영기자>광주=김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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