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적자ㆍ일 경제도전 더 절박/안보환경 변화로 군재편 시도미국은 안보환경의 변화와 만성적인 예산적자감축의 축소압력에 따라 국방비감축의 필요성에 컨센서스가 형성돼있다.
부시대통령은 『평화의 분담금을 나누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고 있으나 소련의 변혁과 동구공산체제의 붕괴가 눈앞에 전개되면서 소련의 안보위협에 대한 의식이 증발되는 분위기에서 평화분담금에 대한 기대는 한껏 증폭되고 있다. 미국여론은 대외적으로는 소련의 군사력보다는 일본의 경제적도전에 더 위협을 느끼고 대내적으로 마약의 창궐을 제1의 공적으로 손꼽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의 확충등 미국경제의 경쟁력회복기반조성과 마약근절,교육강화등은 부시행정부가 타결해야하는 정책우선 과제다.
이같은 정책사업의 재원을 상대적으로 융통성 있는 국방비의 삭감에서 염출하는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부시행정부는 국방비감축 청사진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딕ㆍ체니 국방장관주재아래 1월에 의회에 제출하는 연례적인 국방예산 5개년계획과 관련,국방비 감축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니국방장관은 부시행정부가 지난해에 제출했던 94년을 최종연도로하는 5개년 국방예산계획에서 총1천8백억 달러를 삭감,재조정시안을 작성할것을 지시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것은 체니국방이 밝힌 감축의 전략적 근거가 되는 안보환경의 변화와 감축의 방안이다. 그는 미 소간의 군사적대결상태가 전후 최저의 상태임을 상정했고 감축은 육ㆍ해ㆍ공군 해병대등 각군에 감축액을 배정하는 할당식이 아니라 종합적인 전략적평가를 토대로 미군전체를 재편성하고 해외주둔미군의 임무를 재정립해서 규모와 편제를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국방비의 감축은 병력ㆍ함정ㆍ항공기ㆍ전차ㆍ미사일등 병기ㆍ첨단신형무기의 구매등이 대상이 된다. 체니국방의 국방비감축 가이드라인에 따라 초안된 각군별감축규모는 현재까지 보도된 것으로는 ▲육군현역 전투사단 16% ▲공군전투비행단 20% ▲미해군함정 11%로 돼있다.
내역을 보면 육군은 현역병력을 현재의 76만4천명에서 95년까지 63만명으로 13만4천명을 감군한다는 계획이다.
이 감군안에는 해외주둔군의 부분철수계획이 포함돼 있는데 주서독 2개군단중 1개군단 7만명의 감축을 상정하고 있다.
주한미군 4만3천명에 대해서는 감축규모가 공개된 것이 없으나 상당수의 감군이 계상될 것은 확실하다.
육군은 또 편제를 현재의 중무장 보병사단체제에서 경보병 공중기동사단체제로 역점을 옮기며 경보병사단은 주로 미본토에 기지를 두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해군은 14개 현역항모전단을 12개로 2개감축하고 공군은 전개현역전술비행단을 20%감축하고 15개기지를 폐쇠하며 1대에 5억달러나 하는 고가의 스텔드폭격기 구매를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극히 개괄적으로만 밝혀진 체니국방의 감축초안에는 대소 전쟁억지력의 주력인 전략핵전력에는 언급이 없고 모두 재래식전력을 대상으로한 것이다.
미 국방부의 국방비감축계획은 시안단계서부터,의회로부터 강한 논란이 제기될 것이 확실하다. 이 시안이 지표로서의 효력을 갖자면 안보환경변화가 구체적 결과로서 가시화되는것이 도움이 된다. 정치적으로는 소련의 정치개혁과 동구의 민주화개혁으로 결실이 나타났고 군사적으로도 고르바초프의 아프간 철군,동구에서의 부분철군이행등으로 신뢰의 분위기가 조성돼 기초적인 기반조성은 됐다고 하겠다. 그러나 결정적인 안보환경변화의 물증은 미소의 핵전력감축회담(START),나토와 바르샤바조약국간의 재래식 병력감축회담(CEF),미소화학무기감축회담,미 소의 핵실험금지협정회담등 현안의 다양한 군축회담의 성패다.
군축은 전략적안정이 주목적이므로 재원의 절감ㆍ전용내지 효율적이용을 겨냥한 국방비감축과 반드시 연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소는 현재 다같이 전략균형과 재원전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이점은 경제재건이 급선무인 소련이 더욱 절실할지 모른다. 미국은 고르바초프의 양보등 신축성 있는 수용태세를 기대,군축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몰타정상회담에서 핵전력감축협정은 올 6월께로 예정한 미소정상회담에서 체결할것을 제의,적어도 미소양측이 연내 타결에 양해했다.
미소양측은 핵전력감축협상에서 핵탄두를 6천개로 제한하고 운반체는 1천6백개로 제한하며 허용핵탄두 6천개중 탄도미사일에 장착할수있는 상한을 4천9백개로 한정하는데 이미 합의했다.
지금까지의 장애요인은 ▲소련이 우세한 이동식미사일 ▲미국의 SDI(전략방어구상ㆍ별들의 전쟁)개발과 관련한 ABM(요격미사일)조약의 해석문제▲미국이 우위인 해상발사 크루즈미사일(SLBM)등이었다. 미소는 합의가능한것부터 타결한다는 전진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했다. 미국은 이동식미사일의 완전폐기요구를 철회했고 소련은 미국이 해군력감축회담에 포함시킨다면 SLBM을 핵전력감축회담에서 제외시킬수있다고 각각 후퇴했다.
소련은 또한 SDI개발중단 요구를 철회하고 대신 미국이 ABM협정에 위반되는 SDI를 개발하면 소련도 ABM협정탈퇴권을 유보한다고 명시했다.
재래식 군사력감축회담에서 미소는 감축방안에 개념적인 합의를 했다. 부시대통령은 동ㆍ아ㆍ유럽주둔 소군과 미군을 27만5천명으로 감축하고 올6월께 협정을 체결,92년까지 이행할것을 제안해놓고 있다. 소련은 약10대1의 불균형감축이 되는 부시감군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체니국방은 소련이 먼저 호혜적반응을 보인다면 미군의 추가감군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미국은 국방예산감축플랜에 의한 재래식병력의 감군을 CEF회담과 소련의 독자적 감군에 연계시키고 있다.
화학병기 감축에서 부시대통령은 세계협정의 체결이전에 미소가 미국의 현보유수준의 20%로 감축할것을 주장하고 있다.
군축회담을 통한 현안의 군축이 실현된다면 체니국방의 국방비감축플랜은 현실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