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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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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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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선 더러 어린이들에게 담배나 술 사오는 심부름을 시킨다. 이 하찮은 것같은 일을 미국은 철저히 금하고 있다. 16세 이하의 소년들에게 술을 팔았다가는 심한 경우 그 가게는 영업을 할 수 없을 만큼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이 술을 사러 오면 꼭 나이를 확인한다. 16세 이하면 한마디로 「노」다. 이 규칙은 웬만큼 잘 지켜져 술만은 어른들이 직접 사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미국사회가 이처럼 엄한 규칙을 만들어 보호에 나서는 데도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나 비행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더구나 청소년에 파고드는 마약 문제는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보도들이다. ◆정부의 유흥업소 심야영업 단축조치의 중요 동기중의 하나도 청소년 탈선 방지로 되어 있다. 6일 새벽까지의 단속에서만 봐도 미성년자에게 술은 물론 음란비디오까지 틀어준 업소들이 수없이 적발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런 단축조치가 업자들의 「생존권」 침해라는 항의가 만만치 않다. 이들은 민생치안 확립과 과소비 풍조를 뿌리뽑는다고 남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조치를 했다는 것 자체가 행정편의ㆍ조치만능의 낡은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그래서 새해들어 시작된 이 조치를 지키는 업소는 40% 안팎이라고 한다. 자율화가 더 보편화되어가는 추세에서 유독 그들만이 「통금」시대에나 있던 조치로 영업에 지장을 받게 되었으니 항의할 법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항하는 업소들은 과연 평소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떳떳하게 영업을 했는지를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청소년 상대 업소들이 특히 그렇다. 돈벌이만 된다면 중ㆍ고생도 마다않고 받아들이는 몰지각한 청소년 유해업소들은 「생존권」을 입에 담기에 앞서 스스로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는지를 자문해야 할 것이다. 단속에 대한 저항은 그 다음의 일이다. 꼭 미국을 본받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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