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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해 보겠다」는 발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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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해 보겠다」는 발상(사설)

입력
199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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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실효성이 생명이다. 실효성이란 국민들의 자율적인 의사가 동원될 때 최대화 될 수 있다.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교통체증이 한계상황에 육박했다해서 민정당 정책조정실이 「자가용 승용차의 홀짝운행제검토」를 하고있다는 보도다.

물론 수도서울의 교통체증이 도심과 강남북을 연결하는 16개 한강교량이 한계속도(시속16㎞)에 육박,「차를 타는 것이 차라리 걷는 것만 못한」 심각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으며 심야를 제외한 온 하루가 러시아워로 돼버렸고 지방대도시도 거의 같은 상황이 미구에 닥쳐올 판국이니 획기적인 교통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은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자가용승용차의 홀짝운행」과 같은 물리적 제재는 체증을 푸는 근본대책도 못될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만을 조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결코 찬동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선후진을 가릴 것 없이 현대의 초과밀 과대도시가 겪어야 하는 최대난제중 하나가 교통체증이다. 이 때문에 세계의 대도시들은 자동차들의 도심지통행 제한ㆍ통행억제ㆍ통행회피 등 갖가지 제한의 묘책을 쓰고있지만 괄목할 만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안다.

홀짝수번호 운행제는 현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시와 그리스의 아테네시만이 시행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부작용만 쏟아놓고 있어 유명무실한 시책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 후유증은 부유층은 차를 한대 더사서 홀짝수제한을 기피하고 특수층에 대한 예외인정으로 결국은 차한대를 보유한 보통시민들만이 불편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미의 어느 도시도 이를 성큼 받아들이지 않은 실패한 시책이다.

우리는 때때로 정부나 민정당의 문제대응자세에서 나라를 끌고 가는 정책기조가 어떤 것인가에 깊은 회의와 혼동을 갖게된다. 말로는 「정부란 서비스는 크되 규제는 적어야 한다」며 자율을 강조하지만 나오는 정책의 마디마디에 이런 정신이 배있는 것을 보기 어렵다. 툭하면 규제요,단속이요,중과세다.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대책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그에 못지않게 대책에서 일관성을 읽을 수 있어야 국민들이 믿고 따라 갈 수 있고 대책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

홀짝수라는 실효성없는 정책보다는 단기교통 소통대책으로 간선도로와 지선도로의 불법주ㆍ정차를 철저히 단속하고 일방로를 과감히 늘려 공로행정체계를 정비,있는 도로만이라도 이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민들은 좀더 많이 걸어야 하고 그 사이 정부는 도시순환도로,지하철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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