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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으로 다시 태어난 절밥… “자연 그대로 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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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으로 다시 태어난 절밥… “자연 그대로 담겼네”

입력
2020.04.08 20: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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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출시

코로나19 의료진에 제공해 호평

사찰 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이 내놓은 도시락. 우엉, 쑥, 연근, 버섯 등 자연 재료가 돋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사찰 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이 내놓은 도시락. 우엉, 쑥, 연근, 버섯 등 자연 재료가 돋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오늘 시그니처 요리는 버섯강정입니다.”

8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맞은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내 사찰 음식 전문점 ‘발우공양’. 최근 ‘발우공양 사찰 음식 점심 도시락’을 내놓고 시식회를 열었다.

도시락 세트를 열었다. 찰기장밥에다 원추리된장국이 기본이었다. 반찬으론 주 메뉴 버섯강정에다 방풍나물 황새냉이 취나물 무짠지무침 우엉조림 쑥연근전 사찰김치 등이 담겼다. 버섯강정은 고기 같은 느낌의 버섯, 그리고 아삭한 여러 색의 파프리카가 잘 어우러졌다. 방풍나물 등 제철 나물들은 신선한 봄 향을 머금고 있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식물성과 자연, 그 자체였다.

이 도시락은 조계종 나름의 야심작이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날로 늘고 있는데 사찰 음식으로 그 영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찰 음식의 최대 장점은 당연히 건강식이라는 사실이다. 인공 조미료 없이 제철 채소와 발효 음식을 기본으로 좋은 식자재만 골라 쓴다. 당연히 건강에 좋을 수 밖에 없다. 발우공양 도시락은 이미 실전도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의료진에게 제공한 것. 원경 스님은 “든든하면서도 소화가 잘돼 속이 편하다는 호평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건강식은 사실 도시락으로선 단점이기도 하다. 제철 재료를 쓰니 메뉴가 한정적이고 쉽게 상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도시락은 하루 한 종류만 만들고 메뉴는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것으로 정했다. 김지영 발우공양 조리장은 “곧바로 드시지 못할 분들의 경우 혹시 상할지 모를 나물류 대신 두부 등으로 만든 조림류 반찬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건강식에 대한 욕구가, 이런 단점은 가볍게 누르리라는 기대다.

가격은 1만원. 도시락치곤 좀 비싼 게 아닌가 싶은데 사업단의 김영림 사찰음식팀장은 “3만원짜리 코스 요리를 1만원용으로 압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사업단 사무국장 우석 스님은 “하루 100개씩 한정 판매 해봤는데, 벌써 단체 주문하는 회사와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도시락에다 설명서도 넣을 생각이다. “그냥 레시피만 적는 게 아니라 식재료가 지닌 효능도 설명해주고, 함께 읽어볼 만한 좋은 글귀도 넣어두면, 그야말로 행복한 식사 자리가 되지 않을까요.”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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