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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유럽 ‘록다운 충격’ 본격화… “경제 30%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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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유럽 ‘록다운 충격’ 본격화… “경제 30% 꺼졌다”

입력
2020.04.07 17:38
수정
2020.04.07 20:4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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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주민들이 6일 시내의 중국 기업에서 전달하는 구호 마스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주민들이 6일 시내의 중국 기업에서 전달하는 구호 마스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시행 중인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일명 록다운ㆍLockdown)’에 따른 경제 손실이 9ㆍ11 테러 때보다 세 배 이상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활동 중단 상태가 장기화되자 봉쇄조치를 일부라도 완화해 ‘생명과 생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카운티(지역 단위)의 80%에 록다운 조치가 내려지면서 미국 경제의 일간 생산량이 29% 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당장 미국 경제의 4분의 1 이상이 실종됐다는 의미다.

무디스의 마크 잰디 수석경제학자는 “이번 사태는 9ㆍ11 테러 당시처럼 기업이 운영을 중단한 데 따른 공급발 충격과 유사하다”면서도 “현재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이미 3,500억달러로 9ㆍ11 수준(1,110억달러)을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CEBR)가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물라는 명령 때문에 영국 경제의 일간 생산량이 31% 하락하며 하루당 24억파운드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6일 ‘감염증 대유행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사전 진단’ 보고서를 통해 각 기업의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급격히 하락했고,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북부의 전력사용량은 국가 통행제한 조치 이전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록다운 조치가 해소돼도 빠른 시일 내에 충격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CEBR은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든) 중국의 사례를 보면 통행 금지조치를 풀더라도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건상의 이유 때문에 기업활동의 침체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하나 둘 숫자로 확인되자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이동중지 해제를 희망하고 있으며, 영국에선 과거 보수당 당대표를 지낸 바 있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연금장관이 4월 말에 록다운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는 경제와 코로나19가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뒤집히는 순간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도 “질병에서 회복한 이들은 일자리로 복귀하도록 하는 등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도 여전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3일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 발표문에서 “생명과 생계의 양자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가짜 딜레마”라면서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염병 퇴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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