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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코로나와 온라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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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코로나와 온라인 교육

입력
2020.04.05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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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광주 북구 서강고등학교에서 오는 9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초중고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 1일 광주 북구 서강고등학교에서 오는 9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초중고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알리바바는 5월 10일을 ‘알리의 날’로 정해 사원 합동결혼식 등을 열어 대대적으로 기념한다. 이날이 사원 단합의 상징이 된 것은 2003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때문이다. 직원 중 1명의 사스 감염이 확인된 뒤 마윈 회장을 포함한 전 직원이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가며 항저우 본사를 폐쇄한 것이 그 즈음이다. 당시로는 보잘 것 없는 벤처기업에 사스 확산은 절체절명의 위기일 수도 있었다.

□ 하지만 알리바바에게는 감염병 위기가 기회였다. 온라인 상거래가 주력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이던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 이용자는 사스 확산 기간 중 8배 가까이 늘었다. 마침 준비 중이던 C2C(소비자간 거래) 회사 바오타오도 사스 와중에 사업을 시작해 불과 2년여만에 전자상거래 중국 1위로 발돋움했다. 감염병 사태로 특수를 누리는 업종들은 대개 그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반짝 호황을 올릴 뿐이지만 온라인 상거래는 달랐다. 현실이 되고 말 미래를 감염병 사태가 성큼 앞당긴 것이기 때문이다.

□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각국의 휴교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유네스코 집계로는 188개국의 학교가 문을 닫아 15억4,000만명의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망이 충실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 보급이 충분하거나 확보가 손쉬운 여러 나라들이 이미 기약할 수 없는 개교에 앞서 온라인 수업을 적극 도입했다. 우리도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다.

□ 그러나 학교,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 모두 혼란스럽다. 인터넷망이나 기기 등 하드웨어 불균형은 선결 과제다. 영상을 통한 교육이 대면 교육과 어떻게 달라야 할지, 학생들의 수업 집중을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 학교의 고민도 적지 않다. 맞벌이 세대, 다자녀 가구 등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활용 교육이 우리보다 앞선 노르웨이나 이미 1월 말부터 온라인 수업 중인 홍콩 사례를 보면 제대로 체제만 갖춰지면 온라인 교육의 구조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 제도권에 온라인 교육이 도입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지만 확산 속도가 느렸다. 전자상거래처럼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교육 분야에서 다가올 미래를 성큼 앞당길 것 같다.

김범수 논설위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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