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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가 더 걱정” 재택 접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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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가 더 걱정” 재택 접는 기업들

입력
2020.04.02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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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근무ㆍ단축영업 종료하고 업무 정상화 기업 속속 늘어 

 자차 출근제ㆍ비대면 보고 등 근무 방식 바꾸며 생활방역 구축 

[저작권 한국일보]기업별 재택근무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기업별 재택근무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재택근무를 독려해온 주요 기업들이 다시 출퇴근 근무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경기가 악화하고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업무를 정상화해 더 큰 위기를 막아야겠다는 절박함에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여전히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주문하며 등교까지 연기한 마당에 출퇴근 직장인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이에 기업들은 출퇴근은 하되 근무 방식을 과감하게 바꾸며 선제적으로 ‘생활방역’ 체계를 구축해가는 분위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로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출퇴근을 시작한 기업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SK그룹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 에너지 부문 계열사 SK E&S가 재택근무를 끝내고 이날부터 정상 출근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도 이번 주까지만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LG유플러스는 다음주부터 정상 출퇴근 체제로 전환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코오롱그룹 지주사는 지난달 23일 이미 재택근무에서 출퇴근 근무로 되돌아갔다. 사무직 직원의 일정 비율이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온 KT와 롯데지주는 지난주부터 부서장이나 각 팀의 재량에 따라 재택근무 여부를 정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임신부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이외에는 출퇴근하는 직원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있는 반면 영업이나 마케팅, 생산 등 여전히 많은 업무는 사람을 만나야 좋은 성과가 나는 게 사실이다. 기업으로선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택근무 덕분에 디지털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긴 했지만, 일부 업무에선 한계가 확인된 만큼 근무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유통업계의 매장 단축영업도 종료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아웃렛들은 한 달여 전부터 점포별로 영업시간을 30분~2시간씩 단축해왔으나, 매출 하락과 입점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일부터 봄 정기세일 시작과 함께 영업시간을 기존대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다. 두 백화점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입점 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침저녁으로 오가는 직장인이 늘고 백화점 매장까지 문을 활짝 열면서 잔뜩 움츠렸던 경제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재택근무 종료 시점과 맞물려 정부가 등교 연기 방침을 정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요구는 여전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여전히 하루 100명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몇몇 기업들이 재택근무 종료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와 효성그룹은 코로나19 확산 정도를 파악해 주 단위로 재택근무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다음주에 재택근무가 이어질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출퇴근을 시작한 기업들은 업무와 방역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근무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SK 일부 계열사들은 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무실 출퇴근 인력과 재택근무 인력을 절반씩 배치하는 분산근무를 시행한다. 또 감염 위험을 막고 역학조사에도 대비하기 위해 자율좌석제를 폐지하고 지정좌석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원에게는 주차도 지원해준다. 현대차는 출퇴근 시간 범위를 넓히고 필수 근무 시간을 없앤 새로운 유연근무제를 선택했다. 직원 각자가 근무 시간을 직접 설계하는 셈이다. LG화학은 책임자 재량에 따른 재택근무를 유지하며 ‘비대면(언택트) 보고ㆍ회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내 배포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원격근무가 필요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업무 방식을 혁신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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