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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계등 몽돌해변 ‘또르르~’ …청산도 유채꽃은 ‘봄의 왈츠’

입력
2020.03.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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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렌터카 타고 배 타고 완도 바다여행 

동글동글한 자갈 해변인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과 유채꽃이 만발한 청산도.
동글동글한 자갈 해변인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과 유채꽃이 만발한 청산도.

바다와 봄꽃이 유혹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제가 취소되고, 박물관은 휴관하는 등 여행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어디가 좋으니 가보라고 권하기는 더더욱 조심스럽다.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게 상책이니 답답증만 쌓인다. 몸은 집안에 있어도 마음은 산으로 바다로 움직인다. 이 사태가 끝나면 가볼 만한 곳으로 완도 바다를 소개한다.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완도까지는 고속버스로 5시간 소요된다.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완도까지는 고속버스로 5시간 소요된다.

남도에서도 남쪽, 대중교통으로 완도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복잡하다. 고속열차로 광주송정역에 도착해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광주터미널(유스퀘어)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완도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총 요금은 6만7,100원, 4시간20분가량 소요된다. 시간이 더 걸리지만 서울에서 바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덜 복잡하다.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완도공용터미널까지 우등고속버스를 이용하면 5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4만100원. 완도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드물게 다니는 농어촌버스로 여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완도 서부해안도로 드라이브 

차만 빌리면 일단 여행 방법은 마음대로다. 우선 바닷가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 서부해안도로(청해진서로)를 추천한다. 시작은 원동선착장이다. 완도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기념사진을 남긴 뒤 완도수목원(현재 코로나 사태로 임시 휴원)으로 향한다.

완도 원동선착장 포토존과 완도대교.
완도 원동선착장 포토존과 완도대교.
완도 서부해안도로.
완도 서부해안도로.
완도 서부해안도로 일몰공원에서 본 해남 달마고도.
완도 서부해안도로 일몰공원에서 본 해남 달마고도.
완도 서부해안도로의 갯바람공원.
완도 서부해안도로의 갯바람공원.
완도 서부해안도로의 미소공원.
완도 서부해안도로의 미소공원.

드라이브 도중에 소공원 3곳을 들른다. 규모가 작지만 풍광이 뛰어난데다 잘 알려지지 않아 나만의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일몰공원에선 바다 건너편 해남 달마고도 조망이 압권이다. 운이 좋으면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다. 넓은 공간과 편의시설을 고려한다면 갯바람공원이다. 정자와 화장실, 음수대를 갖췄다.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도시락을 펼치면 그대로 소풍이다. 고니샘물(고니가 먹는 샘물)로 가는 해안 목재 산책로가 있어서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걸으면 좋다. 미소공원은 알짜배기 쉼터다. 피크닉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간식을 즐기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청해포구촬영장과 정도리 구계등 해변 

당인리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형형색색 지붕 사이로 우뚝 솟은 소나무와 통통배가 띄엄띄엄 떠 있는 소박한 어촌마을 풍경이 정겹다. 곽재구의 ‘포구기행’의 한 대목 같다. 다음 목적지는 청해포구촬영장(해신 드라마세트장). 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해신’을 찍은 곳이다. 원작은 최인호의 동명 소설이다. 신라시대로 들어간 듯 여유롭게 거닐다가 저잣거리에서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다 보면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청해포구 촬영장.
청해포구 촬영장.

서부해안도로의 백미는 정도리의 구계등(명승 제3호)이다. 오랜 세월 거센 파도에 닳아진 갯돌이 바다에서부터 해안까지 아홉 계단을 이룬 곳이다. 먼저 약 300년 전에 조성된 정도리 자연관찰로(방풍림)를 걷는다. 껍질을 코르크 마개로 쓴다는 굴참나무, 도토리 열매로 알려진 졸참나무, 특유의 계피 냄새가 인상적인 생달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가지를 흔드는 바람 소리, 새 소리에 집중하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

매끈한 자갈로 이루어진 구계등 해변. 돌 구르는 소리가 한 편의 교향곡이다.
매끈한 자갈로 이루어진 구계등 해변. 돌 구르는 소리가 한 편의 교향곡이다.
구계등 해변의 일몰 풍경.
구계등 해변의 일몰 풍경.

해변의 벤치는 드라마 ‘초콜릿’에서 이강(윤계상)과 문차영(하지원)의 데이트 장면에 등장해 인증사진 명소가 됐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갯돌이다. 동글동글 매끈한 돌멩이가 보면 볼수록 예쁘다. 파도가 밀리고 쓸릴 때마다 자갈 구르는 소리가 해변에 청아하게 퍼진다. 자연이 연주하는 한 편의 교향곡이다. 자갈밭에 앉아 그 화음 속에서 청산도 여서도 소모도 대모도 불근도 소안도 횡간도 보길도 노화도를 바라본다. 여행이 음악이고 그림이다. 일몰 시간이면 더욱 황홀하다.

맛집과 숙박업소는 완도읍에 많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백반 정식을 내는 청솔가든, 장보고빵(전복빵)과 해초라떼로 유명한 카페 달스윗을 추천한다. 완도항여객선터미널 옆 파크힐 컴포트호텔은 바다 조망이 훌륭하다.

 ◇유채꽃 만발, 청산도 느린 여행 

청산도행 배를 타기 전 완도타워를 방문한다. 코로나 때문에 임시 휴관이라 타워에 올라갈 수 없지만 주변의 다도해일출공원에서 보는 풍경도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완도타워가 있는 다도해일출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완도타워가 있는 다도해일출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유채꽃 필 무렵에 맞춰 매년 봄에 열리는 청산도 슬로걷기축제도 올해는 취소됐다. 순환관광버스도 다니지 않아 여행이 다소 불편해졌다. 하지만 느린 섬 청산도는 천천히 걷는 여행이 오히려 제격이다. 부둣가에서 40분 남짓 쉬엄쉬엄 걸으면 당리마을에 닿는다. 돌담길 주변으로 활짝 핀 유채꽃이 화사하다. 영화 ‘서편제’에서 유봉ㆍ송화ㆍ동호 세 주인공이 진도아리랑 가락에 맞춰 신명나는 소리판을 벌이며 내려오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드라마 ‘봄의 왈츠’도 청산도에서 찍었다. 노란 유채꽃으로 둘러싸인 하얀 집 주변으로 봄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면 꿈결인 듯 몽롱하다.

유채꽃이 만발한 청산도. 지난해 풍경이다.
유채꽃이 만발한 청산도. 지난해 풍경이다.
청산도 ‘봄의 왈츠’ 촬영장 주변. 지난해 봄 풍경이다.
청산도 ‘봄의 왈츠’ 촬영장 주변. 지난해 봄 풍경이다.
청산도 상서리 돌담.
청산도 상서리 돌담.

이외에도 진산리 갯돌해변, 상서리 돌담 등 청산도에는 볼거리가 넘친다. 섬 전체를 걸어서 돌아 보기는 벅차다. 농어촌버스와 청산마을버스 혹은 택시를 타야 한다. 청산도 유채꽃은 이달 말부터 4월 초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청산도 여행 정보는 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전남문화관광해설사 김성호(010-2225-5114)씨에게 안내 받을 수 있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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