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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끼운 면 마스크 만들어 써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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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끼운 면 마스크 만들어 써도 괜찮다”

입력
2020.02.28 18:00
수정
2020.02.28 18:4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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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건환경연구원이 효과 보증…강동구 주민 35명의 ‘천사 마스크’로 실험

서울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수제 면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본을 뜨고 있다. 강동구 제공
서울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수제 면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본을 뜨고 있다. 강동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 여파로 인해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전기 필터를 단 수제 면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만큼 방역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28일 나왔다. 천 마스크라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필터를 달고 쓰면 신종 코로나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일회용 마스크 품귀로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쓰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필터 교체형 수제 면 마스크가 평균 80%~95%의 비말입자 차단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80%이상 차단하는 보건용마스크(KF80)와 비슷한 성능이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수제 면 마스크를 여러 번 빨아도 마스크를 잘 건조한 뒤 필터만 그때마다 바꿔주면 신종 코로나를 전파하는 비말입자를 차단하는 데 보건용 마스크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만든 수제 면 마스크. 어린이용 마스크엔 '난 아이'란 뜻의 영문 'I'm Baby'가 적혀 있다. 강동구 제공
서울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만든 수제 면 마스크. 어린이용 마스크엔 '난 아이'란 뜻의 영문 'I'm Baby'가 적혀 있다. 강동구 제공

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은 서울 강동구 새마을부녀회가 만든 ‘천사 마스크’로 이뤄졌다. 새마을부녀회 한상림(61) 회장은 2주 전, 아이들이 쓸 마스크까지 동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주민을 불러 모았다. 한씨는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어린이뿐 아니라 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에 나눠주자고 제안했다. 35명의 주민이 뜻을 모았다. 머리를 맞대 마스크를 앞뒤 두 겹의 천으로 둘러싸고 그사이 필터를 끼워 넣기로 했다. 직접 마스크 본도 뜨고, 천을 자른 뒤, 마스크 박음질까지 했다. 한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주민이 눈이 침침한 나이라 천을 자르면서 손도 비고 바느질할 때 바늘에 적잖이 찔렸다”고 소개했다. 우여곡절 끝에 35명의 평범한 주민들은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500장의 마스크를 만들었다. 작업은 구청에서 이뤄졌다.

숙제는 마스크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구는 서울시에 문의했다. ‘셀프 마스크’의 안전성을 묻는 민원이 많았던터라 시는 구의 의뢰를 받아 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를 맡겼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

한씨는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마스크가 300개”라며 “다음주부터 추가 제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구는 내주부터 주민이 만든 ‘천사 마스크’를 노약자와 경제취약계층에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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