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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당신은 남자로 태어나야 하는 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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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당신은 남자로 태어나야 하는 사주다(?)”

입력
2020.02.07 15:44
수정
2020.02.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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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만큼 바뀌었는데, 사주풀이는 여전히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게 문제에요. 그런 말에 연연해 여성들의 인생이 꺾이거나 쓰러지고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납니다.”

5년째 사주 상담가로 일하고 있는 릴리스씨가 ‘21세기 현대 여성을 위한 사주 풀이’를 주창한 이유다. “남자 팔자, 여자 팔자 따로 있는 게 아니다”며 ‘이분법적 사주풀이 박멸’을 내세운 릴리스에게 2030 여성들이 환호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 아예 ‘페미니즘 명리학’을 표방한 ‘내 팔자가 세다고요?’라는 책까지 냈다.

사주 풀이는 왜 남성중심적일까.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성차별적이기 때문이죠.” 릴리스가 보기에 명리학은 통계학이다. “가부장제 역사가 1만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 차별적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많이 입력됐다”고 봐야 한다. 똑같은 사주를 두고도 남녀에 따라 해석이 갈리는 건 그 때문이다.

대표적 이중잣대가 관운(官運)이다. 관운은 사회적 명성을 뜻한다. 남성 사주에서는 좋은 직업과 사회적 성공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성 사주에 관운이 나오면 오직 ‘남자’로만 해석한다. 남자에게 관운이 있으면 성공하겠다고 덕담을 건네지만, 여자에게 관운이 있으면 “남편 복이 있겠다”고만 한다. 심지어 “남자로 태어났으면 대성할 팔잔데”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 한다.

“과거에야 여성에겐 남성에게 종속돼 살아가는 옵션 이외엔 아무런 선택지가 없었어요. 그러니 여자 사주풀이의 기준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죠. 노예의 운명이 주인에게 달린 것처럼요.” 그렇기에 현대 사회의 사주풀이는 예전과 절대 똑 같은 수 없고, 똑 같아서도 안 된다.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딱 하나에요.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함부로 깎아 내리는, 칼날 같은 혀에 휘둘리지 말라는 겁니다. 팔자가 세다고 그러면 그냥 내가 상여자구나, 생각하시면 돼요. 진취적이고 강한 여성 말이에요.”

“팔자가 아무리 진상을 떨어봐라. 내가 주저 앉나.” 드라마 ‘동백꽃필무렵’의 여주인공 동백이의 대사다. 릴리스가 세상 모든 여성들에게 전하고픈 말이기도 하다.

[저작권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이현경 PD bb8@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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