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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겨울철의 불청객 ‘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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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겨울철의 불청객 ‘어지럼증’

입력
2020.01.1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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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학교병원 어지럼증센터(신경과) 최정윤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어지럼증센터(신경과) 최정윤 교수

어지럼증은 10명 중 한 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계절에 따라 더욱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겨울철, 움츠러든 신체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어지럼증은 무엇이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석증

김 모(63)씨는 새벽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다.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가 무겁고 중심이 흔들렸다. 용변을 본 뒤 침대로 돌아와 누웠을 때 집안의 천정과 바닥이 반대로 뒤집히듯 돌면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심한 구토가 지속돼 병원을 찾았더니, 평형기능검사를 통해 이석증(양성돌발두위현훈)을 진단받았다. 다행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 증상은 호전됐다.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

이석증은 내이(內耳)에 있는 이석(耳石)이라 불리는 평형기관에서 칼슘 결정이 이탈돼 반고리관으로 들어가 발생합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반고리관 내의 이석이 중력에 의해 이동하면서 잘못된 회전신호를 뇌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김 모씨와 같이 서 있다가 눕거나, 누워 있다가 앉거나, 서 있다가 고개를 숙일 때, 또는 옆으로 돌아 누울 때 30초에서 1분 미만의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구역, 구토와 진동시(물체가 흔들려 보이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석증의 원인, 겨울철과 상관관계

이석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머리를 크게 다친 후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석의 주요 구성성분이 칼슘이기에 최근에는 노화, 골다공증∙골감소증, 그리고 비타민D 결핍이 이석증 발생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D는 몸의 칼슘대사와 골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태양광 자외선(UVB) 노출에 의해 진피에서 합성됩니다. 따라서 겨울철 일조량 감소와 실외활동의 감소는 체내 비타민D 합성에 영향을 미쳐 겨울철 이석증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이석증은 대개 수일에서 수주 내에 자연 치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치료법을 통해 회복될 수 있고, 일부 뇌질환에서 이석증과 유사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

이 모(57)씨는 경미한 어지럼증과 함께 균형감을 잃는 증상을 2~3분씩 느꼈다. 증상의 횟수가 첫날에는 한 번, 그 다음날에는 세 번, 셋째 날 새벽에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발생해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응급 뇌영상검사를 통해 소뇌경색을 진단받고 1주일 간 중환자실과 병실 치료를 받고 회복했지만, 그 이후에도 눕거나 일어날 때와 머리를 움직일 때면 심한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겨울철,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

뇌졸중은 겨울철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성인 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기온의 하강, 움츠러든 신체활동, 연말연시 회식과 과로는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며, 특히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증대시킵니다. 뇌졸중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어지럼증과 자세불안 등을 유발하는 뇌졸중은 주로 소뇌와 뇌간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소뇌와 뇌간의 뇌졸중은 크기가 작은 경우, 잠깐의 어지럼증과 자세불안을 유발하고 회복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종종 복시(물체가 둘로 보임), 진동시, 발음장애, 연하곤란을 동반하기도 하며 재발할 경우 호흡, 심장 등의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뇌간 기능을 크게 손상시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인 및 치료방법은?

뇌졸중은 크게 혈관폐색에 의한 뇌경색과 혈관파열에 의한 뇌출혈로 구분됩니다. 뇌졸중은 크기가 작고 손상이 적은 경우에는 재발과 합병증 예방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지만, 크기가 큰 경우에는 혈전용해술, 혈관성형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작은 뇌졸중의 경우라도 급성기에 뇌졸중이 확장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근접관찰이 필수입니다. 이 씨와 같이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몇 차례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발작이라고 합니다. 뇌혈류가 완전히 폐색되기 전, 폐색과 개통을 반복하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뇌졸중을 진단하게 되면 2차 예방도 필수적인데, 환자마다 그 원인과 상태가 다양하므로 전문가의 세심한 치료선택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겨울철에는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에 의한 어지럼증이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질환별로 어지럼증의 예후도 다양한 만큼, 중증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면서도 경증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의 만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겨울철의 불청객, 어지럼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건강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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