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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미래를 열어가는 친환경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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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미래를 열어가는 친환경 기업입니다!”

입력
2020.01.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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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는 “종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종이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는 “종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종이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금속을 대신한 종이 냄비, 무거운 원목 나무를 대체하는 종이 책장과 가구까지, 종이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중원페이퍼는 2대 25년을 이어온 종이 전문 회사다. 단순히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기반을 다지고, 아들 대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아들은 독립적으로 개인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다가 10년 전 성주로 터전을 옮기면서 아버지 회사와 합쳤다. 그 뒤로 직원 4인의 소기업에서 50인으로 늘었고, 생산 품목도 다양화했다. 2019년 말에는 대기업과도 손을 잡았다. 중국 공장을 접고 국내에 생산을 가져오면서 일부 품목을 중원페이퍼에 의뢰한 것이다. 이중호(42)대표는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를 맞이했다”면서 “김해에 있는 연구실과 함께 품질 강화와 다양한 제품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톤도 받칠 수 있는 종이 팰릿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종이 팰릿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흔히 팰릿이라고 하면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떠 올린다. 그 위에 화물을 얹고 지게차로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강도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플라스틱과 비교해 60%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1톤 밑으로는 끄떡없다”고 설명했다. 몸무게가 80킬로그램이 넘는 이 대표가 팰릿에 올라서 보였다. 그저 골판지처럼 보이는 팰릿이었지만 이 대표의 몸무게를 거뜬하게 견뎠다.

종이 팰릿은 항공용 화물을 주로 얹는다.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팰릿은 무게가 많이 나가서 운송료가 급등한다. 나무는 비교적 가볍지만 재선충 등으로 기내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결국 안전하고 항공운송에는 종이로 만든 팰릿이 최고다.

중원페이퍼에서는 2013년부터 종이 팰릿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주로 전자 분야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종이 팰릿을 생산하는 기업은 전국에 6개 정도가 있고, 중원페이퍼는 생산량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종이 팰릿이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주겠다며 팰릿 위에 올라섰다. 이 대표는 “플라스틱과 비교해 60%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1톤 밑으로는 끄떡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종이 팰릿이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주겠다며 팰릿 위에 올라섰다. 이 대표는 “플라스틱과 비교해 60%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1톤 밑으로는 끄떡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자사에서 생산하는 종이 앵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자사에서 생산하는 종이 앵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나무와 금속을 대체한 종이 제품의 장점들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품목은 지관이다. 지관은 쉽게 말해 종이 파이프다. 두루마리 유지 심부터 산업용 지관까지 다양하다. 종이 앵글은 모서리나 각진 부분 등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ㄴ’과 ‘ㄷ’ 자 모양의 앵글을 생산한다. 전자, 물류, 제품 포장은 물론이고 건축 현장에서도 요긴하게 쓰인다. 지관과 앵글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중량물포장상자는 팰릿 만큼의 강도를 요하는 제품이다. 나무 상자를 대체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방역과 폐기 비용이 들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첨부된 것이 장점이다. 나무 제품과 달리 개폐가 용이해 작업자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제품을 포장할 수 있고, 종이 상자와 비교해 무거운 제품을 켜켜이 쌓을 수 있고, 포장이나 이동 상황에서 상자가 찌그러질 염려도 없다. 항공 물류비 감소는 가장 큰 강점이다.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중호 중원페이퍼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발전 기회가 무궁무진한 친환경 분야

중원페이퍼가 2010년 이후 이룬 성공이 첫 번째 도약이라면, 이제 두 번째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기업과 손잡으면서 주문 물량이 폭증하기 직전이다. 벌써 현장에서는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공간을 재정비해서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새로운 공장 부지도 물색해야 할 상황이다. 성주 공장 두 곳과 김해 ‘포장 연구소’에 이어 제3의 공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중원페이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친환경이 최대 화두가 된 만큼 플라스틱과 금속을 사용하던 분야를 종이로 대체하기만 하면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에도 익숙해진 종이 빨대를 비롯해 종이냄비가 캠핑문화가 발전하면서 보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운반과 설치, 이동이 힘든 나무 가구 대신 종이로 만든 조립식 가구를 보급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싸움”이라면서 “종이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을 비롯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친환경 분야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는 지금 종이 빨대처럼, 플라스틱이나 금속, 나무를 대체하는 제품을 만들어지기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열망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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