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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방담] ‘한국당이 싫다’던 김은희 설득하려 배우자까지 동원한 염동열

입력
2020.01.11 09: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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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점조직 형태로 인재영입 전쟁… 원종건ㆍ오영환 등 화제

한국당 ‘박찬주’ 헛발질 만회하려 체육미투 1호 등 읍소 설득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병주 전 육군대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병주 전 육군대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정국을 뒤흔들 최대 변수인 21대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에 투입할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각 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과 20대 남성, 소방관 등 다양한 콘셉트로 초반 레이스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으로 휘청거렸던 자유한국당도 최근 스포츠계 미투를 촉발시킨 김은희씨를 영입하는 등 반전을 노리고 있다. 선거 결과를 좌우할 인재 영입에 각 정당들이 어떤 식으로 임하고 있는지 본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의도에도 속속 새로운 얼굴이 영입되고 있는데요. 민주당과 한국당의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아 보이네요.

연두 담쟁이(담쟁이)= 민주당은 같은 당명으로 잇따라 두 번의 전국단위 선거(6ㆍ13지방선거,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게 얼마만이냐며 고무된 상황에서 총선 준비를 꽤 안정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재영입 작업도 일찌감치 시작할 수 있었죠. 여당 프리미엄도 영향을 주고 있어요. 윤호중 사무총장이 최근 “우리 당의 약세지역에도 인재가 몰려온다”고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노원병 고영희(고영희)=사실 인재 영입에 먼저 팔을 걷어붙인 건 한국당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차 영입 인재도 발표했죠. 하지만 공관병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던 박찬주 전 대장을 포함시켰다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본전도 못 건졌죠. 이후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12월 인재영입위원장을 염동열 의원으로 교체하면서 연초부터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의도 딸바봉(딸바봉)= 총선을 리드하는 양당 대표의 다른 상황도 인재 영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민주당의 경우, 이해찬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양정철 백원우 체제’의 민주연구원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인재 영입 작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직접 험지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보수통합까지 챙겨야 하는 등 인재 영입 말고도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돌아봐= 총선에 투입하는 인재라면 유권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콘셉트가 필요하지 않나요.

딸바봉= 민주당은 우리 사회 곳곳의‘히든 히어로’를 발굴하겠다는 전략 같아요. 장애를 넘어선 최혜영 교수를 시작으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극복한 원종건씨, 육아 경력단절을 이겨낸 홍정민 대표 등 모두 어떤 한계를 극복했다는 스토리가 초점이 되고 있죠.

고영희= 염동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국민 속 숨은 영웅’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특별한 전문성이나 경험 없이 단순히 총선용으로 사연만 있는 인물을 ‘반짝 발탁’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두루 고려해 출전선수를 선발한다는 구상입니다.

황교안(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체육계 미투 1호'인 테니스 코치 김은희씨에게 꽃다발과 쿠션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체육계 미투 1호'인 테니스 코치 김은희씨에게 꽃다발과 쿠션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돌아봐= 영입인사 중 특히 화제가 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담쟁이= 민주당에서는 단연 '청년'들이 화제죠. 가정사 등 역경을 극복하면서도 사회 공헌을 해온 26세 원종건씨와 31세 청년 소방관 오영환씨죠. 이들은 인물 자체가 지닌 스토리도 화제성이 다분하고요. 그간 세대별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은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유독 어려움을 겪어 왔거든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히 이 부분에 공을 들이고 있는 티가 나죠. 물론 한 여성 유권자는 말하더군요. "20대 여성은 언제 나오는지 지켜보고 있다!"

고영희= 아무래도 한국당에서는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를 영입한 게 가장 화제였던 거 같아요. 특히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2030 여성들의 한국당 비호감도가 높잖아요. 김씨 역시 처음에는 “한국당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고사했지만, 당내에 인권센터를 만들어 인권문제 해법을 찾겠다는 설득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 가족 덕에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인사들도 있어요. 지난해 10월 한국당에 영입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 수호의 아버지라 화제를 모았죠. 민주당에서 영입한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는 '암벽여제' 김자인 선수 배우자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고요. 이들이 만약 올해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하면, 배우 최명길의 남편인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배우 심은하의 남편인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계보를 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아봐=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인재 영입도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들리던데요.

소통관 열렸는데 국회는 언제 소통(소통관)= 염동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김은희, 지성호씨를 영입하려고 수 차례 이들을 찾아가 ‘읍소’했다고 합니다. 특히 김은희씨는 미투 피해자, 여성이란 점을 고려해 염 위원장이 배우자와 같이 자정 가까운 시간에 찾아갈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요. 이런 노력이 결국 '한국당이 싫다'던 김은희씨의 마음을 돌리게 된 셈이죠.

딸바봉= 그래서 민주당은 인재 영입을 ‘점조직’ 형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고위원이나 총선기획단에서도 발표 전날에야 연락을 받을 정도로 당내에서도 ‘극비’ 사안이라고 합니다. 민주당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일단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대상자를 물색하고 이해찬 대표에게 보고해 이 대표가 동의하면, 대상자 검증→접촉 및 설득→ 면접의 순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돌아봐= 바른미래당, 정의당, 이번에 창당한 새로운보수당 등 소수정당의 인재 영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찍고= 바른미래당은 청년인재 영입에 '올인'하고 있어요. 출입기자들에게도 "훌륭한 분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할 정도니까요. 이런 식으로 추천 받은 인사들을 의원들이 직접 찾아가 설득을 한다고 합니다. 소수정당이라 영입이 쉽진 않지만, 바른미래당은 '돈'이 많다는 게 엄청난 무기죠. 손학규 대표는 "공천된 젊은 후보에겐 최고 1억원까지 선거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영등포 청정수= 새보수당도 청년인재 영입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음주 중 1호 영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정당 이름처럼 인재 영입 방식을 두고서 당 내에서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민주당이나 한국당처럼 기자회견을 통해 하는 게 적절한지 의견이 분분해 보입니다.

딸바봉=정의당도 인재 영입에 어느 때보다 의욕을 보이고 있어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이자스민 새누리당(현 한국당) 전 의원을 비롯해, 성 소수자 김조광수 감독과 이병록 전 해군준장 등 민주당 못지 않은 다양한 콘셉트로 영입전에 나선 상태입니다. 정의당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덕분에 앞으로의 인재 영입 성과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해요.

돌아봐= 이번에 영입되는 인사들은 모두 총선 공천 보장을 받는 건가요.

딸바봉= 이번에 영입한 인사들을 비례대표로 내보내든 지역구에 내보내든 떨어질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민주당은 만약 영입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을 못한다 하더라도 청와대와 정부, 공공기관 등 이들의 전문성을 활용할 룸이 있죠. 소위 ‘여당 프리미엄’ 입니다.

고영희= 한국당은 무조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인재를 영입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인사들이라 선거 출마 의지는 강한 상황이죠. 하지만 총선이 아니더라도 당 내부에 만들어질 인권센터 등 당의 울타리 안에서 여러 일을 함께 할 방법을 모색한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여당보다 불리한 게 사실이죠.

돌아봐= 전문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야 할 인사들을 정치권이 선거를 위해 끌어들인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죠.

소통관= 매서운 정치 공세를 이겨낼 이른바 정치적 맷집이 있을지, 험한 정치판에서 본인의 역량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허들을 넘지 못한다면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담쟁이= 그래서 저는 영입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총선이라는 전장에서 살아남고, 여의도라는 정글에 뿌리를 내리는 일이 정말 고되잖아요.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날렸던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나 조훈현 한국당 의원이 국회 입성 후 나름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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