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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 연기, 지구 반바퀴 돌아 칠레까지… "회색 하늘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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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 연기, 지구 반바퀴 돌아 칠레까지… "회색 하늘 나타나"

입력
2020.01.0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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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노우라 지역의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우라=AFP 연합뉴스
지난 달 3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노우라 지역의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우라=AFP 연합뉴스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호주 산불의 여파로 태평양 너머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회색 하늘이 목격됐다. 산불의 연기가 지구 남반구를 반 바퀴나 돌아 남미까지 도달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칠레 기상당국은 “오늘 중부 지역의 회색 하늘을 보고 단순히 날씨가 흐리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 호주 산불로 인한 연기”라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이어 “호주에서 출발한 연기가 기류를 타고 5㎞ 상공에서 1만1,000㎞를 이동해 칠레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남반구 칠레는 지금이 여름 건기로, 중부 지역엔 보통 맑은 날이 이어지는데 호주 산불 연기 탓에 이례적으로 흐린 하늘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칠레 기상학자 아르날도 수니가는 AP통신에 “여러 날에 거쳐 이동한 호주 산불 연기가 앞으로 72시간 동안 칠레에 더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지구의 대기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한 것이 칠레로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트리시오 우라 칠레 기상청장은 AFP통신에 “호주 산불에서 나온 연기구름 탓에 태양이 더 붉은 톤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도 전했다.

호주 산불의 연기는 칠레 너머 아르헨티나에서도 관측됐다. 아르헨티나 기상당국은 트위터에 “호주 산불의 연기가 또 다시 아르헨티나에 도달했다”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선계를 타고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기후 관련 기업 메트술은 “연기 구름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4일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육ㆍ해ㆍ공군 예비군 3,000명에게 동원령을 내렸다. 화마와 싸우고 있는 의용소방대를 돕기 위함이다. 화재 진압에 투입할 군용기 임대비용 1,400만달러(약 163억4,500만원)를 지원하고, 주민과 관광객 수천 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세 번째 해군 함정도 급파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시작된 산불로 현재까지 24명이 목숨을 잃고 주택 2,000채 이상이 소실됐다. 특히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13명이 지난 한 주 사이 숨지는 등 피해 규모는 되레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화염에 녹지 4만 8,562㎢가 잿더미로 변했는데, 이는 스위스 전체 면적(4만1,285㎢)보다도 넓다”고 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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