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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았던 삶’ 김우중,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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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았던 삶’ 김우중,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들

입력
2019.12.10 07:39
수정
2019.12.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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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선진국 못 물려줘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의 영정.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의 영정.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9일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삶을 가리켜 ‘불꽃 같았다’고 표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월급쟁이에서 재계 2위 그룹 총수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를 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부침 많았던 생을 뒤로 하고 고인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말’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특히 그가 강조한 불굴의 기업가 정신은 이 시대의 경영인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기업가 정신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기업인 어록 설문조사(2015년)에서 3위에 올랐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역시 김 전 회장의 것이다. 고인은 또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적극적인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사 설립 10년 만인 1977년 동아방송 신년대담에 출연한 자리에서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가’가 되기보다 ‘성취형 전문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은 술, 골프, 휴가와는 거리를 멀리하고 1년에 289일을 해외에서 보내며 밤 12시에 공장을 둘러보고 나서야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신혼여행으로 단 하룻밤 여행을 가서 자고 그 다음날 오후에 올라왔다는 일화도 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 제주대학교에서 '자신감으로 세계와 경쟁하자'란 주제로 특강하는 김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 제주대학교에서 '자신감으로 세계와 경쟁하자'란 주제로 특강하는 김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말년에는 자신이 시장을 개척한 베트남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머물며 동남아에서 ‘청년 김우중’을 키우는 인재양성 사업에 몰두하면서 후세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4년 10월 2일 연세대에서 열린 ‘연세대 상경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 초청 특강’에서 “개발도상국 한국의 마지막 세대가 돼서 ‘선진 한국’을 물려주고 싶었다”며 “우리는 아직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미안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그룹 출범 50주년을 맞아 자신의 말과 글을 엮은 책 ‘김우중 어록: 나의 시대, 나의 삶, 나의 생각’을 펴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책의 서문을 통해 “한평생 가식 없이 살았다는 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다”며 “내가 한 말들을 그렇게 이해해 준다면 얼룩진 과거사로 인한 마음속 부담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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