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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도 페미니즘 강세, SF와 추리물 새로운 서사도 눈길

입력
2019.11.29 04:40
수정
2019.11.29 14:3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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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한국출판문화상 예심] 어린이ㆍ청소년 10종

페미니즘 열풍이 어린이ㆍ청소년 도서 시장도 휩쓸었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왕자를 구하는 씩씩한 공주의 모습을 선 보인 ‘망나니 공주처럼’은 올해 화제작 중 하나다. 고정순 작가의 삽화도 높은 점수를 샀다. 여성의 독립적 자아를 조명한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일상 생활 속 성 편견을 바로잡아주는 ‘소녀와 소년, 멋진 사람이 되는 법’도 호평을 받았다. 새로운 서사의 흐름도 돋보였다. SF와 추리물을 넘나드는 ‘우주로 가는 계단’, ‘귀신감독 탁풍운’, ‘예쁜 것만 좋아하는 생쥐 옹야’ 등이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혔다. 동시의 강세 속에서 일상 공간에서 찾아낸 소중한 물건의 의미를 담아낸 ‘어떤 것’이 선정됐다. 그림책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작품 ‘강이’, 자갈치 시장 할머니들의 일생을 맛깔 나게 그려낸 ‘막두’도 이름을 올렸다.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심옥주 지음ㆍ장경혜 그림ㆍ우리학교 발행

1919년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역사의 그림자에 갇혀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했다. 독립운동의 활동 범위와 역할에 따라 7가지 카테고리로 구분, 보조가 아닌 광복을 이끈 주역이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한다. 기록에서 사라지고 기억에서 잊혔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살펴보며 한국 여성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까지 제언한다.

▦강이

이수지 지음ㆍ비룡소 발행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이수지 작가의 신작. 작가의 실제 반려견 강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유기견이었던 검은 개 강이가 한 가족을 만나 보낸 애틋하고 행복한 시간들이 펼쳐진다. 백과 먹의 조화와 선과 면을 넘나드는 드로잉으로 정평 난 작가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막두

정희선 지음ㆍ이야기꽃 발행

피난길에 부모님과 헤어진 막두가, 세월이 흘러 어느덧 할매가 됐다.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자갈치시장 왕언니 막두 할매가 살아온 삶이 유쾌하고도 익살스러운 그림과 만나 펼쳐진다. 부산 출생인 작가가 3년 동안 자갈치 시장을 드나들며 수많은 ‘막두’들을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를 자갈치시장의 생생한 풍경과 맛깔 난 사투리를 통해 재현해낸다.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지음ㆍ고정순 그림ㆍ사계절 발행

동화 속 공주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의존적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거추장스러운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직접 왕자를 구하는 씩씩한 ‘망나니 공주’를 통해 작가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평등한 조건에서의 자기다움을 이야기한다. 사냥에 소질 없던 왕자도 공주를 만나고 나서 바느질, 요리, 정원 가꾸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녀와 소년, 멋진 사람이 되는 법

윤은주 지음ㆍ이해정 그림ㆍ서한솔 감수ㆍ사계절 발행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는 ‘자신만의 생활책’ 일곱 번째.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이 무엇이고 그런 것이 꼭 필요한지 알아본다. “여자애가 왜 그렇게 드세니?” “애걔 남자애가 그것도 못 해?” 같은 성 역할 편견이 들어 있는 말 대신, “예쁘다는 말을 사양하자” “남자도 겁 많은 사람이 되자” 등의 말을 통해 멋진 사람은 여자답다거나 남자다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일러준다.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명수정 지음ㆍ글로연 발행

자신의 치마가 세상 끝까지 펼쳐질 수 있을까 궁금했던 소녀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자연 속으로 떠나고, 그 곳에서 치마 모양의 꽃, 잎, 산, 바다에 앉아 있는 꿀벌, 개구리, 호랑이, 오리 친구들과 만난다. 치마가 끝까지 펼쳐지는지의 문답을 통해 자족, 희망, 도전, 성장 등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된 소녀는, 마침내 자신의 치마를 직접 꾸미기에 이른다.

▦예쁜 것만 좋아하는 생쥐 옹야

이경혜 지음ㆍ김미경 그림ㆍ바람의아이들 발행

반짝거리는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생쥐 옹야의 모험. 반짝이고 예쁜 것을 사랑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생쥐 옹야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찾아낸 멋진 인물이다. 옹야를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이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귀신감독 탁풍운

최주혜 지음ㆍ소윤경 그림ㆍ비룡소 발행

신선이 되려고 300년을 수행해 온 탁풍운이 신선 시험을 치르는 날 갑작스럽게 인간계에 떨어져 신선 시험 대신 수행평가를 치르게 된다. 이승을 떠도는 귀신을 관리 감독하는 탁풍운은 수행평가를 잘 치를 수 있을까. 어린이 100명이 직접 뽑은 문학상인 스토리킹 제7회 수상작으로, 어린이들이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하는 귀신 이야기로 심사위원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주로 가는 계단

전수경 지음ㆍ창비 발행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과학 이론에 빠지게 된 소녀가 우정을 나누던 이웃 할머니의 실종으로 우주의 비밀에 다가가는 이야기.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탐구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위로한다. SF와 추리물을 넘나드는 새로운 서사로 어린이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화다.

▦어떤 것

송진권 지음ㆍ정인하 그림ㆍ문학동네 발행

송진권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첫 동시집이 사람과 자연이 공감하는 시공간을 복원해 냈다면, 이번 동시집에서는 현재의 시공간에 자리를 좀 더 내줬다. 할머니가 유모차에 태운 늙은 개, 아이가 현관에 붙여 놓은 공룡 스티커, 김밥집에서 거슬러 받은 돈에 묻은 참깨알, 반딧불 같은 것들이 양 손바닥 두 장을 합친 것만한 조그만 동시집에 들어 있다. “어떤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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