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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사전과 정답

입력
2019.11.27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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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든 것에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전이 이러한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으로 맞고 틀림을 알 수 있고,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면 ‘틀린 것’이거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람은 모든 것에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전이 이러한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으로 맞고 틀림을 알 수 있고,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면 ‘틀린 것’이거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간혹 사람들이 많이 쓰는 누리소통망(SNS)에서 ‘국어사전’이란 단어를 검색해 본다. 표기나 뜻풀이가 궁금할 때 사전을 찾는 것 말고, 사람들은 어떨 때 ‘국어사전’이란 것에 관심을 갖는지 궁금해서이다.

사람들이 사전을 언급하는 경우 중 하나는 사전을 자신이 하려는 말의 근거로 삼을 때이다. ‘사전에 이러한 내용이 실려 있으니 이것이 맞습니다.’라고 하는 경우다. 사전의 뜻풀이나 여타 정보들이 무언가의 ‘정오(正誤)’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을 때 ‘이 단어 혹은 이 뜻도 사전에 넣자.’며 사전을 언급하기도 한다. 대체 ‘사전에 실린다’는 것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사람은 모든 것에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전이 이러한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으로 맞고 틀림을 알 수 있고,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면 ‘틀린 것’이거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정답은 하나여야 하기 때문에 결국 사전 역시 하나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간혹 각 사전 간의 내용이 다른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것을 통일시켜 달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사전은 하나가 아니며, 하나만 있어서도 안 된다. 언어에 늘 통일된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표제어나 뜻을 포함할지, 뜻풀이의 갈래를 몇 가지로 나누고 어디까지 풀이할지 등은 모두 각 사전이 가진 개성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을 선택하여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각자의 언어를 더욱 넓혀갈 수 있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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