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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자 이송 100% 책임지는데…” 한국장기기증원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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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자 이송 100% 책임지는데…” 한국장기기증원의 해명

입력
2019.11.21 04:40
수정
2019.11.21 09: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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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등록자 3년간 25%나 줄어

기증원 “장례식장 이송 모두 책임”

“OO군 잘 가시게. 다음 생에는 오토바이 타지마~ ㅋㅋ” (kang****) “(불량 학생이) 큰일 치르기 전에 좋은 일 하고 갔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만 하다” (gajo****)

지난 9월말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중학생 임모(15)군이 7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임군 가족이 고심 끝에 임군의 장기를 기증한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선 임군의 소식을 전하는 기사마다 악성댓글이 쏟아졌다. 임군이 원동기 면허 취득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나이에 오토바이를 몰다가 교통사고가 일어났으니 욕을 먹어 마땅하다는 식이었다. 지난해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가 449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임군 가족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장기기증자를 발굴ㆍ관리하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기증원) 관계자는 “악성댓글에 유가족이 상처를 입고 기사를 내려달라고 부탁해오는 일이 잦다”면서 “무엇보다 장기기증을 약속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서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뇌사 기증율은 지난해 기준 8.66명으로 스페인(48명) 미국(33.32명), 이탈리아(27.73명) 영국(24.52명) 등 해외 주요국에 크게 뒤진다. .

20일 기증원에 따르면 장기기증희망자 증가를 막는 주요 원인은 악성댓글이다. 기증원이 수집한 댓글 가운데는 장기기증자를 짐승에 비교한 경우까지 있었다. 이러한 댓글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매년 장기기증 희망자 등록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기증원의 분석이다. 뇌사 상태에 빠지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장기기증희망 등록자는 2015년 8만8,524명에서 지난해 7만763명으로 줄어 3년간 25%나 감소했다. 그런데 변심이나 사망 등의 이유로 희망자 등록을 취소한 사람은 같은 기간 3,747명에서 6,852명으로 82%나 증가했다. 조원현 기증원 원장은 “가족이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이 부정적인 댓글을 직접 보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변심의 이유로 악성댓글로 인한 부정적 여론 이외에는 찾기 어렵다는게 기증원의 입장이다.

한편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가 부족한 탓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기증원 측은 “2017년 언론보도 이후 완전히 해결된 문제”라고 해명했다. 당시 일부 의료기관에서 장기기증을 마친 고인의 외부 장례식장 이송을 가족에게 맡긴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장기기증자 홀대 논란’이 벌어졌다. 기증원 관계자는 “이후 정부가 지침을 내렸고 지난해 4월부터는 가족이 고인을 의료기관 외부 장례식장으로 이송하길 원할 경우 기증원이 나서서 모두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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