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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삶을 바꿀 SOC 패러다임 전환

입력
2019.11.05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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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대도시권 광역교통 비전 2030 행사에서 광역교통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대도시권 광역교통 비전 2030 행사에서 광역교통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적인 자유재였던 물은 탄산이나 향이 가미되어 휘발유보다 비싼 재화가 되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500㎖들이 탄산수나 보리차는 1,500원 정도로 단순히 비교하면 휘발유 가격의 두 배에 달한다. 소비자 기호가 반영되며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우리 생활의 필수재인 사회간접자본(SOC)도 ‘편리함’ ‘안전’ ‘자동화’와 같은 국민의 새로운 요구를 담아낼 때 더욱 유용하고 가치도 커질 수 있다.

선진국들은 SOC 투자를 결정할 때 규모보다 SOC가 만들어낼 부가가치나 편익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미국은 인프라 성능 수준이 D+학점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자 현대화를 위해 ‘성능 관리’ 기반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인프라 장수명화 계획을 세우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SOC 안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은 인프라를 갖춘 독일도 도로와 철도를 더욱 촘촘히 깔고 보수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산간벽지에 2차선 도로가 새로 생기면 지역에 상당한 활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도로를 4차선, 8차선으로 확장하더라도 주민들이 느끼는 편익은 크게 늘지는 않는다. 적정 수준의 SOC가 공급된 후에는 ‘얼마만큼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 SOC 정책 패러다임도 양적 증가를 위한 건설 중심에서 편리성과 안전 강화로 변화하고 있다. 내년도 SOC 예산 편성은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춰 국민들 스스로 삶이 나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교통 서비스 개선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수도권 교통혁명을 가져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비롯해 신안산선, 광주ㆍ대전 2호선 등 광역ㆍ도시철도 사업 예산을 충분히 반영했다. 교통 서비스의 속도와 편의를 더욱 높여줄 환승센터 구축과 각종 광역도로망 확충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생활 안전을 위한 노력도 더욱 강화된다. 지하 공간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하시설물 전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2층 전기버스가 도시와 도시를 이어준다. 환승센터 등 주요 교통거점에는 수소 충전소가 만들어진다. 조만간 결정될 수소 시범도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생태계’를 갖춘 공간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스마트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현재 연평균 300여㎞에 불과했던 도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구축량이 내년에 1,200여㎞로 확대되면 도로 통행 속도가 15%가량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시티를 성공시킨 첫 번째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 실현을 위해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로봇 등이 연계된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모빌리티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드론 전용시험장과 인증센터를 만들고,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 악천후 환경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한다.

우리는 그 동안 쉼 없이 SOC를 건설해왔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SOC 투자가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가길 바란다. 2020년, 우리 삶의 질은 한층 더 높여줄 SOC의 변화가 더욱 힘차게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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