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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아파트 복비만 2000만원… 집값 들썩이자 다시 고가 수수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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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아파트 복비만 2000만원… 집값 들썩이자 다시 고가 수수료 논란

입력
2019.10.10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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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지역. 뉴스1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지역. 뉴스1

최근 서울 주택 거래시장이 차츰 활기를 띠면서 지난해 9ㆍ13 대책 후 한동안 사라졌던 고가의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개수수료를 결정하는 요율이 집값에 연동돼 있다 보니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기 있기 때문이다.

 ◇”10억 아파트 거래에 수수료만 2000만원”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개정에 대한 의견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10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할 경우 중개수수료를 최대 900만원까지 내야 하고, 중개업자가 일반과세자면 부가세 10%까지 얹어 1,000만원 가까운 돈이 수수료로 지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한 건 거래에 보통 매도ㆍ매수자가 각각 수수료를 지불하므로 2,000만원이 수수료로 나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자도 “계약서 써주고 1,000만원씩 받는 이런 구조는 온당치 않다”며 “집값이 비싸다고 공인중개사들이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것도 아닌데 수수료는 갈수록 더 올라가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우리나라 중개보수는 정액제가 아니라 거래금액에 연동되는 정률제다. 서울시 주택 매매의 경우, △5,000만원 미만 0.6%(한도액 25만원) 이내 △5,000만~2억원 미만 0.5%(한도액 80만원) 이내 △2억~6억원 0.4% 이내 △6억~9억원 0.5% 이내 △9억원 이상 0.9% 이내에서 소비자와 공인중개사가 중개료를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

문제는 집값 상승기마다 수수료도 덩달아 급등한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매수ㆍ매도자의 수수료 부담은 실제 크게 늘었다. 집값이 급등하던 작년에도 이런 논란이 일었지만, 9ㆍ13 대책 이후 주택 거래가 사실상 끊기면서 한동안 논란도 사그라졌다가 최근 집값이 고개를 들자 다시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최고요율을 적용 받는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대폭 늘었다. 부동산 정보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2017년 이후 매 분기 74%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덩달아 수수료 수준도 높아지다 보니, 최근에는 2014년 정해진 현행 요율 구간을 재조정하자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주택 중개보수 요율표. 그래픽=박구원 기자
서울시 주택 중개보수 요율표. 그래픽=박구원 기자

 ◇”외국보다 수수료 적다” VS “서비스 질부터 높여야”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에 부동산 중개업계는 외국보다 한국의 수수료가 낮고 거래사고 발생 시 중개업소도 책임을 져야 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4년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등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북미(미국, 캐나다), 유럽(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은 세금을 포함한 중개보수율이 집값의 2~10% 수준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증 설정금액이 개인 기준으로 1억~2억원에 불과하다”며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 정도 보증금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중개사들의 부담도 크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개서비스의 목적이나 범위가 한국과 다른 해외 사례를 단순히 보수율만으로 비교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에선 중개사가 단순 중개ㆍ알선 서비스만 제공하는 반면, 외국은 금융지원, 세무상담, 보험알선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자 정보와 집 상태 등을 정확히 전달할 의무와 책임도 뒤따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개업계가 현행 수수료율을 지키려면 먼저 서비스의 질부터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외국은 중개사가 활동 보고서를 매주 제출하고 거래 물건의 하자 여부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등 서비스의 질 자체가 다르다”며 “먼저 서비스의 질부터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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