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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류스의 날’… 류현진 생애 첫 홈런에 13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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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류스의 날’… 류현진 생애 첫 홈런에 13승까지

입력
2019.09.23 16:34
수정
2019.09.23 21: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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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5회말 동점 홈런을 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LA 다저스 류현진이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5회말 동점 홈런을 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더그아웃에서 '베이브 류스' 구호가 나왔다.”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할 때 냉랭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모처럼 싱글벙글했다.

류현진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에서 동점을 만드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13승(5패)을 스스로 도왔다. 마운드에서도 7이닝 6피안타(2홈런)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해 7-4 승리를 홀로 책임졌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 이후 6경기, 42일만의 승리다. 다저스가 2년 만에 거둔 시즌 100승째(56패)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안방에서 10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의 특급 성적으로 홈 경기 등판 일정을 마무리했다.

홈런 공을 돌려 받고 기념 촬영을 한 류현진. 다저스 구단 트위터
홈런 공을 돌려 받고 기념 촬영을 한 류현진. 다저스 구단 트위터

하이라이트는 단연 홈런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3구째 시속 94마일(약 151㎞)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전문 타자들도 자기 스윙을 하기 어려운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노볼의 불리한 상황에서 온 힘을 제대로 실었다. 콜로라도 중견수 개럿 햄프슨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오렐 허샤이저, 노마 가르시아파라 등 현지 레전드 해설진들은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류현진은 데뷔 초 메이저리그 전설의 강타자 베이브 루스를 빗댄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동산고 4번타자 출신의 타격 재능도 보여 왔다. 그 동안 2루타 8개, 3루타 1개를 쳤지만 홈런은 프로 데뷔 7시즌 만에 처음이다. 동산고 시절인 2005년 10월 18일 전국체전에서 마지막 홈런을 쳤으니, 류현진에겐 14년만의 홈런이다. 비거리는 119m, 타구 속도는 시속 163㎞로 각각 측정됐다. 한국인 빅리거 투수의 홈런은 박찬호(3개), 백차승(1개)에 이어 류현진이 세 번째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은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더그아웃에선 열광적인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며 첫 홈런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묘사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코디 벨린저의 방망이로 데뷔 첫 홈런을 쳤다"고 전했다. 이날 46호 홈런을 친 벨린저는 "그가 배팅 연습을 하는 걸 보면 놀라울 정도다. 아직까지 홈런을 한 번도 못 쳤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류현진보다 더 흥분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벨린저는 류현진이 홈런으로 물꼬를 튼 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류현진은 경기 후 관중에게 돌려받은 홈런볼을 케이스에 담아 들고 인터뷰실을 찾아 “내 홈런이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류현진 23일 콜로라도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류현진 23일 콜로라도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마운드에서 비록 홈런 두 방을 허용하긴 했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하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안정세로 돌아섰다. 1회 1사 후 개럿 햄프슨에게 좌월 솔로포로 일격을 당한 류현진은 6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다가 7회 2사 1루에서 샘 힐리어드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위해 홈런 후 의도적으로 기쁨을 감췄다는 류현진은 “첫 홈런은 어쩔 수 없었지만 두 번째 홈런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35에서 2.41로 약간 올랐지만 여전히 전체 1위를 자리를 지켰다. 이제 아시아 선수 첫 타이틀홀더 등극 여부는 경쟁자들 간의 남은 등판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위와 3위로 각각 류현진을 뒤쫓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2.51ㆍ뉴욕 메츠)과 마이크 소로카(2.60ㆍ애틀랜타)는 26일 나란히 나설 예정이고, 류현진은 29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류현진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면 2013ㆍ2014년 2년 연속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14승)과 타이를 이룬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원정 6연전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한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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