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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미디어 개혁 ‘2번 타자’ 가짜뉴스 건들까

입력
2019.09.07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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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저작권 한국일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캐리커처. 배계규 편집위원
[저작권 한국일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캐리커처. 배계규 편집위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목이 집중된 사이 한숨을 돌린 장관급 후보자가 있다. 한상혁(58)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다.

한 후보자는 지난달 9일 지명됐을 때 조 후보자와 함께 야권의 주요 타깃으로 여겨졌다. 이력부터 야권의 눈에 거슬릴 만했다. 1981년 군사정권에 저항하며 학생운동을 하다 강제 입대한 경력을 비롯해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진보 진영에서 미디어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점 등 때문이다. 1991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권선거 의혹을 폭로한 한준수 전 연기군수의 큰 아들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한 후보자의 지명이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의 급작스런 사임으로 이뤄졌기에 야권의 공세는 더 거셀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 위원장은 임기(3년)를 1년 가량 남긴 상태에서 지난 7월 사의를 표명해 여러 뒷말을 낳았다. 공영방송 KBS와 MBC의 경영진 교체에는 성공했으나 종합편성(종편) 채널에 대한 특혜성 조치 철회,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실시,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 마련 등에 소극적으로 임하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주장이 미디어업계에 나돌았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자유한국당은 한 후보자 지명을 이 전 위원장 사임과 연계 지으려 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리수를 둬가며 가짜뉴스 규제에 적극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인식에서였다. 우파 유튜브 채널이 가짜뉴스의 주요 진원지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한 후보자의 지명이 지지세력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가짜뉴스 관련 한국당 의원들의 공세에 한 후보자는 “현행법상 방통위가 직접적으로 내용 규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예봉을 피해갔다. 방송ㆍ통신 콘텐츠의 사후 심의 업무는 독립적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맡고 있다.

한국당은 한 후보자에 대해 일찌감치 ‘부적격’ 의견을 냈다. 친여 성향이 강하고, MBC 자문변호사로 13년 동안 61건의 소송을 수임해 엄격한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으로서는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한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한 후보자가 가짜뉴스 규제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하나, 종편 의무송출 폐지 등에선 적극 나설 전망이다. 미디어 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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