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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전사 통합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19.09.03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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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고 김용균 특조위)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김용균 특조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고 김용균 특조위)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김용균 특조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김용균 사고 특별조사위원회 결론에서 2001년 분할되었던 발전사를 한전과 다시 통합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대하여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원래 특조위가 구성되었던 배경은 고 김용균씨가 사고를 당한 원인을 밝히고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특조위는 원하청 상호간의 책임회피 그리고 통합된 발전사의 분할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원료 및 환경 관련 업무는 발전소가 직접 고용하도록 함으로서 특조위 결론의 일부를 실행에 옮기도록 지시하였다. 기존 민간정비업체가 점점 더 늘어가는 정비비용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가 늘지 않고 발전량은 증가하여 정비 노동자의 업무강도가 점점 강화되고 정비 이전의 안전교육은 도외시되어 안전사고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여전히 분할된 발전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정비노동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서 정비노동자의 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가라는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분할된 발전사체제를 유지하는 한 또 경영평가에서 부가가치 또는 매출액 대비 인원이라는 평가항목이 있는 이상, 정비 노동자의 수를 지금 현재 수준에서 더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분할된 발전사들을 다시 통합하여 발전사 상호간에 경쟁을 하지 않도록 하는 수직통합의 결론이 특조위에서 나오게 된 배경이다.

이에 반대하는 논리는 애초에 한국전력에서 발전사들을 분할한 논리와 동일하다. 분할된 발전사가 상호경쟁함으로서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논리이다. 특조위 조사결론 중 중요한 부분은 분할된 발전사들의 경영 효율성이 기존 통합 상태보다 더 높지 않고 오히려 규모의 경제를 상실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료 구매, R&D 활동, 기타의 경영활동들이 분할된 상태보다는 통합되었을 때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더 효율성이 높다는 것이 경영학의 상식이다. 기존 KDI에서 진행된 효율성 평가도 규모의 경제성이 많이 떨어져 효율성이 감소하였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특조위 조사결과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원료구매 주로 석탄도입가를 보면 국제기준보다 더 높게 도입하고 있다. 통합된 구매가 아닌 개별적으로 경쟁하는 구매가 좋지 못한 원료를 더 높은 값으로 구매하는 비효율성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기존의 한전에서 통합 진행하였던 경영활동을 이제 각 발전사가 함으로서 본부의 경영인원은 증가하고 현장의 실무인력은 감소하는 현상 역시 발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경쟁력 관련 이슈 곧 가격경쟁으로 전력의 가격이 떨어졌느냐는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다시피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가격 결정시스템은 이전 통합체제에서는 평균가격으로 연료가격을 반영한다면, 발전사 분할 이후에는 한전이 전력도매시장에서 한계가격으로 구입하여 이것이 원료구매의 비효율성과 결합하여 발전 원가를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급작스런 변동은 어렵겠지만 각 발전사를 통합하고 수직계열화함으로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을 강화하자. 발전사 상호간의 낭비적 경쟁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안전의 문제가 분할된 발전사에서는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정재헌 부경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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