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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마라 농도’ 채우기는 밖에서만? ‘집마라’ 즐기는 2030

입력
2019.08.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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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얼얼한 매운 맛의 ‘마라’ 열풍이 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얼얼한 매운 맛의 ‘마라’ 열풍이 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마라’ 열풍이 불고 있다. 마라는 매운 맛을 내는 중국 사천지방 향신료로, 혀가 아리고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이 특징이다. ‘밖에서 먹는다’는 인식이 강한 음식 마라. 정말 마라 맛은 밖에서만 즐길 수 있을까.

‘혈중 마라 농도(혈중 알코올 농도에 빗댄 마라 관련 신조어)’는 멀리서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라의 인기에 힘입어 집에서도 간편하게 마라 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CU의 마라 관련 상품들(왼쪽)과 bhc의 마라칸치킨. CU, BHC치킨 홈페이지 캡처
편의점 프랜차이즈 CU의 마라 관련 상품들(왼쪽)과 bhc의 마라칸치킨. CU, BHC치킨 홈페이지 캡처

먼저 편의점에서 다양한 마라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CU에서는 마라탕면, 마라볶음면, 마라만두, 마라새우 등 다양한 마라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지난 3월 출시한 마라족발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냉장 안주 부문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도 마라핫치킨도시락, 마라볶음삼각김밥 등을 선보였고, GS25는 대만의 만한대찬마라우육면 제품을 직수입해 판매 중이다.

배달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마라 음식들이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에 진출했다. 치킨에도 마라 맛이 찾아왔다. 지난 4월 출시된 bhc의 마라칸치킨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5만 개를 돌파해 마라와 치킨의 인기 조합을 증명했다. BBQ는 마라핫치킨, 굽네치킨은 마라볼케이노 등을 내놓았다. 돈치킨은 20일 매운 맛과 달콤한 맛을 더한 이경규치킨(허니마라치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집에서 간편하게 마라 맛을 즐기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편의점에서 혈중 마라 농도를 채운다는 대학생 배진솔(24)씨는 “집 근처에 마라 음식점이 없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며 “하지만 편의점은 가까이에 여러 곳이 있으니 마라 관련 제품을 바로 사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주현(27)씨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마라를 즐긴다. 박씨는 “요즘엔 배달 앱에서도 마라 음식을 손 쉽게 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오늘도 집에서 마라 맛을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플리쿡 마라샹궈의 구성품(왼쪽)과 직접 마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신민희씨의 마라훠궈 요리 과정. 심플리쿡 홈페이지 캡처, 신민희씨 제공
심플리쿡 마라샹궈의 구성품(왼쪽)과 직접 마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신민희씨의 마라훠궈 요리 과정. 심플리쿡 홈페이지 캡처, 신민희씨 제공

마라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비교적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Meal kitㆍ반제품 형태의 요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쇼핑몰 GS프레쉬에선 지난 초복 밀키트 브랜드인 심플리쿡 사천식마라훠궈, 해물마라짬뽕이 판매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밀키트 전문 쇼핑몰 프레시지에서는 28일 기준 마라샹궈와 마라탕이 각각 베스트메뉴 1, 2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층은 밀키트의 도움 없이 마라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회사원 신민희(28)씨는 재료를 직접 사 마라 음식을 요리해 먹는다. 음식점마다 맛이 달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마라 음식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게 이유였다. 재료를 사서 직접 마라 음식에 도전해보니, 입맛 취향에 맞춰 만들어 먹는 게 훨씬 맛있었다고 한다. 신씨는 “요즘 마라 음식점 위생과 관련해 논란이 많은데 직접 식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으면 안전한 기분이 든다. 마라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먹지 못했던 사람들도 입맛에 맞춰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요리연구가는 “예전에는 집에서 해외 음식을 요리할 때 해외 재료나 향신료 등을 살 수 없었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비슷한 맛을 내는 게 고작이었다”며 “그러나 수입이 다변화된 요즘에는 국내 대형마트만 가도 마라와 같은 해외 향신료를 구할 수 있어 보다 쉽게 요리가 가능하고 더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정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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