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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기후재앙과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

입력
2019.08.23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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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에너지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2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에너지 자원활동가 대학생 등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16회 에너지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2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에너지 자원활동가 대학생 등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의 꿈은 황당하지만 이해가 가는 구석이 없지는 않다. 머스크는 화석연료 과다 사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지구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인류가 더 이상 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태양광 기업인 솔라시티를 만든 이유다. 테슬라의 전기차도 최종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것이고 이 마저 어렵다면 지구를 탈출해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그가 우주산업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근대화의 혈액’이라는 에너지 사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악화를 수반한다.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은 파괴적인 과정일 뿐, 지구라는 행성 전체의 일상 생활을 갈수록 궁핍하게 만든다는 것이 환경론자들의 주장이다.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에서 산업화로 미래에 주요 자원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못에 수련(水蓮)이 자라고 있다. 수련이 하루에 갑절로 늘어나는데 29일째 되는 날 연못의 반이 수련으로 덮였다. 아직 반이 남았다고 태연할 것인가. 연못이 수련에게 점령되는 날은 바로 다음날이다."

□대표적인 화석연료는 석탄으로 수천 년 전부터 사용됐다. 단순한 형태는 숯이고 무연탄은 가장 압축된 석탄으로 작은 크기에 풍부한 에너지를 머금고 있다. 산업혁명 시절 이후 석탄과 근대성은 동전의 양면이었다. 석탄은 응축된 태양에너지로 지구는 이 자원을 만들기 위해 적어도 30억년 전부터 에너지를 모았다. 지구의 다른 생명체들이 인류에게 남겨 준 고마운 선물이지만 인류는 그보다 훨씬 짧은 불과 몇 세대의 삶을 위해 석탄을 모조리 태우고 있으며 기후까지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과열’, 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국민 1인당 석탄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호주다. 법적으로 원전 건설ㆍ가동이 금지된 데다 석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후재앙이 빈번하고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라는 용어도 호주 철학자가 만들었다. 안락(solace)과 고통(algia)의 합성어로 환경 변화가 초래한 정신적 고통을 지칭하며 탄광촌 지역 주민들이 이 증세를 호소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석탄 소비량이 호주에 이어 2위였다. 전체 석탄 소비량도 중국 인도 미국 일본에 이어 5위로 인구 대비 과다하다. 탈석탄 정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조재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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