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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이견’ 분양가 상한제 실제 적용까진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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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이견’ 분양가 상한제 실제 적용까진 험로

입력
2019.08.14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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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일각 “총선 악재 작용 우려”… 벌써 적용 축소ㆍ지연 가능성 제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정부가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정부 부처와 여당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등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되고 있다. 오는 10월 개정된 시행령이 발효되어도 실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시점을 선정하기까지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13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분양가상한제 확대 방안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14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초 유예기간 없이 공포ㆍ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대한 신중론이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국토부 발표가 있은 지 반나절도 안 된 같은날 오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는 나름의 단점도 있다”며 “오늘 발표는 적용 요건 완화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1단계 조치로, 부동산이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실제 적용하는 2단계 조치는 관계부처 간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과 정부 안팎에서는 국토부와 기재부의 입장차가 확인됐다는 해석이 많다.

실제 기재부의 정서를 반영하는 홍 부총리의 발언에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분양가상한제 확대가 경기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그간 기재부는 분양가상한제 확대가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부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준금리가 인하돼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발표를 강행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당정의 일치된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일단 발언을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그러나 재개발ㆍ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구를 둔 의원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 사이에서는 제도 시행의 후폭풍이 내년 4월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ㆍ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부는 앞으로도 분양가상한제 시행령 개정이나 시행 시기에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는 시행령이 발효되는 10월 이후에도 실제 적용을 위한 협의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거나 적용 지역이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중 어느 지역에, 언제 제도를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는 기재부 차관 등 타 부처 차관 다수와 민간위원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토부 만의 의지로 강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국토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분양가상한제 개선안은 관계 부처간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서도 일관되게 주택시장 안정과 분양가격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많았다”며 “주택가격 안정, 부동산 가격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데 이론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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