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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인류 최초의 ‘플라잉 맨’(8.9)

입력
2019.08.09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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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플라잉 맨' 오토 릴리엔탈이 1896년 오늘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airandspace.si.edu
인류 최초의 '플라잉 맨' 오토 릴리엔탈이 1896년 오늘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airandspace.si.edu

인류 비행사의 지존은 당연히 최초 동력 비행(1903)과 고정익 항공기 제작(1905)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지만, 그들에게 비행의 꿈과 용기를 심어준 이들은 신화시대의 이카루스 이래로 숱하게 많았다. 하지만 형 윌버 라이트(Wilbur Wright, 1867~1912)가 인정했듯이, 독일 발명가 오토 릴리엔탈(Otto Lilienthal, 1848~1986)만큼 직접적으로 영감과 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는 없었다. 릴리엔탈은 인류 최초로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를 탄 인간이 공기 중에 떠서 유의미한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인물이다.

프로이센의 앙클람(Anklam)이란 곳에서 태어난 릴리엔탈은 한 살 터울 동생(Gustav, 1849~1933)과 함께 유년기부터 비행을 동경했다고 한다. 새들의 비상을 관찰하며 날개 형태와 공기 역학을 탐구했다는 그는 포츠담 기술학교에서 2년 과정의 기계역학을 전공한 뒤 베를린왕립기술아카데미를 졸업, 슈바르츠고프 컴퍼니라는 회사의 디자인 엔지니어가 됐다. 그는 1867년 보불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뒤 보일러와 증기 엔진을 제작하는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기술적 기량뿐 아니라 창의적 재능도 탁월했던 그는 만 48년을 사는 동안 25개의 기계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그렇게 특허와 사업으로 번 돈을 몽땅 글라이더 제작에 쏟아 부었다.

그는 1891년 ‘데르비처(Derwitzer)’라 명명한 18kg짜리 글라이더를 타고 인공 둔덕을 이륙해 약 25m를 비행한 이래 1896년 마지막 비행까지 16개의 각기 다른 모델의 글라이더로 약 2,000여차례 도전했다. 1893년 리노 힐스(Rhinow Hills) 비행 땐 장장 250m를 날기도 했다. 그는 독일과 유럽은 물론이고 라이트 형제가 살던 미국 인디애나주 리치먼드에까지 알려진, 인류 최초의 ‘플라잉 맨 Flying Man’이었다.

릴리엔탈은 1896년 8월 9일 리노 힐스에서 모두 4차례 비행했고, 마지막 도전에서 글라이드 고장으로 15m 상공에서 추락해 다음날 숨졌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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