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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참의원선거 여성후보 늘었지만 여전히 높은 벽

입력
2019.07.14 16:00
수정
2019.07.14 22:4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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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참의원 선거에 앞서 일본 도쿄 시내에 후보자들의 선거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21일 참의원 선거에 앞서 일본 도쿄 시내에 후보자들의 선거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21일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총 370명의 후보자 가운데 여성은 104명으로 28.1%를 차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일본 정계에서 여성의 정치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처리된 후보자남녀균등법(이하 균등법) 덕분이다. 다만 공직선거에서 남녀 후보자 수를 균등히 하도록 정당 등에 노력 의무를 규정했을 뿐 강제력이 없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여야 간 여성 후보 비율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후보자 42명 중 19명(45%)을 여성으로 내세웠고, 국민민주당은 28명 중 10명(36%)이었다. 2016년 참의원 선거 당시 민진당(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전신)의 20%에 비해 각각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산당은 후보자 40명 중 22명이 여성으로, 55%를 기록했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여성 후보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민당은 후보자 82명 중 여성은 12명으로 15%에 그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3일 열린 당수토론회에서 “(여성 후보 추천)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라며 “다음 선거에서는 20% 이상으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여성 활약’을 간판 정책으로 내걸고 있지만, 정작 여성 각료는 1명에 불과하다. 공명당은 후보자 24명 중 2명(8%)이 여성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1인 선거구(32곳)에서 자민당은 3곳만 여성 후보를 내세웠다. 반면 야 5당은 1인 선거구에선 후보를 단일화해 여야 대결을 선명히 하면서도 절반에 가까운 15곳에 여성을 추천했다.

균등법 성립 후 처음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였던 지난 4월 통일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1,239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18%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도쿄도에선 여성 당선자 비율이 30%를 기록하는 등 도시지역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이에 야 5당은 후보 단일화한 1인 선거구를 비롯해 여성 후보들에게 기대를 걸고 승리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은 높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ㆍ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역대 참의원 선거에서 13개 지역구가 여성 당선자를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10곳은 여성 당선자를 단 한 번 배출했다. 이번 선거에도 8곳에서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쓰야 노리오(三ツ矢憲生)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12일 자민당 현직 여성 후보 선거유세에서 “지난 6년간 (우리 후보가) 무엇을 해 왔는가. 가장 중요한 공적은 아이를 만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강조한 것이라지만 남성 정치인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 부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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