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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미, 제재완화 대신 ‘국교 정상화’ 논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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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미, 제재완화 대신 ‘국교 정상화’ 논의 고려해야”

입력
2019.06.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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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 2기 연사로 나서 '한반도 정세분석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 2기 연사로 나서 '한반도 정세분석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대북제재 완화는 어려울 테지만, 북한은 체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쉽게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북 안보 위협부터 없애서 비핵화를 이끌어내면 되지 않겠나. 늘 북미 비핵화 협상의 ‘출구’, 즉 마지막 조치로 간주됐던 북미 국교 정상화를 입구로 가져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좀처럼 비핵화 협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미 양측에 이 같은 대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 2기 강연에서다. 최근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으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공전을 거듭해 온 대북제재 완화 문제 대신, 북측이 강력히 요구 중인 체제 보장조치의 일환으로 ‘조기 국교 정상화’를 논의해 볼 만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기조강연에 이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기조강연에 이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 특보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애틀랜틱카운슬 행사 연설에서 유연한 대북 접근법과 북한 체제 안전보장을 논의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현재 워싱턴 분위기 상 제재완화가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 하에 나온 것”이라며 미 조야(朝野)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기류가 해소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발상만 바꿔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국교 정상화 조치 내지는 상호 불가침 협약 등 군사적 안전보장 조치를 먼저 합의한다면 양측 충돌 가능성을 낮추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빠른 속도로 추동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와 함께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미 하원의원 회동 등을 마친 후 전날 귀국한 그는 “실제 미국 조야에서 이런 안이 제시됐고 점차 호응을 얻고 있다”고도 했다.

물론 조기 국교 정상화라는 파격적 구상이 당장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점은 문 특보도 인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 정부 관계자, 의회 등은 ‘완전한 비핵화 후에 수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보낸 친서에 최소한 안전보장 문제에 관한 긍정적 메시지는 담겨 있을 것이라고 문 특보는 내다봤다. 그는 “비건 대표 팀이 친서의 초안을 작성했을 것이기 때문에 비건 대표의 연설과 유사한 맥락의 메시지가 전해졌을 것”이라며 “통상 친서를 구체적으로 쓰진 않지만 최소 체제 보장과 유연한 비핵화 접근법, 이 2가지는 포함됐을 것으로 유추된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 2기 연사로 나서 '한반도 정세분석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 2기 연사로 나서 '한반도 정세분석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문 특보는 동시에 북측의 빠른 결단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 돌입하기 전 북한이 비핵화에 협력한다면 설령 미국 정권이 바뀐다 해도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기 때문에 차기 정권도 노선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반대의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북한도 이런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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