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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복세편살’하는 욜로족

입력
2019.06.21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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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복세편살’은 젊은 사람들의 속마음과 시대 상황을 잘 표현한다. 이 말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라는 문장을 줄인 것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가 빠르게 바뀌면서 일이 많아졌고,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사회 움직임에 적절히 보조를 맞추기도 여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남의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며 마음 편하게 살려는 것이 이 표현이다.

‘복세편살’의 쓰임을 보면, “포기하면 편해 복세편살”, “요새 뉴스를 보면 화병 생길 거 같아서 흐름은 보지만 걍 복세편살하고 싶다”에서는 어려운 일은 포기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에 눈감는 소극적 태도를 보여 준다. 반면 “내가 열을 내어 무엇하리 복세편살”, “좋게 좋게 풉시다 복세편살”, “베이비 웃고 살아여ㅠ 복세편살”은 화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의 문제를 쉽게 풀며, 언제나 웃고 살자는 긍정적 태도다. 또 “복세편살 합시다. 죽도록 일하고!”, “난 내 갈 길 가련다~ 복세편살”은 열심히 일하며, 주체적으로 삶을 결정하는 적극적 모습이다.

‘복세편살’은 ‘욜로족’과도 통한다. ‘욜로족’은 ‘욜로(yolo)+족(族)’ 구성으로, ‘yolo’는 ‘You Only Live Once’를 줄인 말로 ‘한 번뿐인 인생’의 뜻이다. 곧 ‘욜로족’은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며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다. 미래를 걱정하며 돈과 시간을 너무 아끼기보다는 현재를 즐겁고 알차게 보내고자 한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욜로족을 진짜로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돈 쓰고 사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것 같다”는 누리꾼의 비판처럼 ‘복세편살하는 욜로족’도 돈 아낄 줄 알고, 미래를 챙길 줄 안다. 평생 일개미로 살아온 기성세대가 걱정할 것은 아니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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