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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황금알만 낳는 신호위반 카메라? 설치 금지하는 미국 주정부 8곳으로 늘어나

입력
2019.06.09 16:30
수정
2019.06.09 18:4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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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 신호 위반 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알리는 표지판. 미국에서 신호 위반 카메라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교차로에 신호 위반 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알리는 표지판. 미국에서 신호 위반 카메라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적색 신호 때 교차로를 건너는 차량을 적발하는 ‘신호위반 카메라’(Red-Light Camera) 설치를 금지하는 미국 주정부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단속 카메라가 오히려 차량 접촉 사고를 유발하고 과다한 범칙금 부과로 주민들의 부담만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신호위반 카메라를 없애면 대형 사고를 낳을 수 있다는 반대 여론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최근 신호위반 카메라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신호위반 카메라를 법적으로 금지한 주는 메인, 미시시피, 몬태나,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다, 웨스트버지니아 등 8곳으로 늘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신호위반 카메라는 1992년 미국 뉴욕시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미국 각 지역으로 전파됐다가 2012년 이후부터는 감소 추세로 들어서 현재는 400여개 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신호위반 카메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고개를 든 것은 막대한 범칙금 수입에 따른 뇌물 사건 등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신호위반 카메라는 시 당국이 민간 회사에 위탁해 운영하는데, 2016년 시카고 교통 당국의 한 관리는 신호위반 카메라 운영회사가 시카고시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도와주는 대가로 200만 달러를 챙겼다가 적발됐다. 시카고의 경우 2015년 한해만 220만장의 위반 티켓이 발부돼 2억 8,500만 달러의 범칙금 수입을 올렸다. 텍사스주 댈러스시의 경우도 지난해 600만 달러의 범칙금 수입을 거두는 등 신호위반 카메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면서 부패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신호위반 카메라가 교통 사고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불분명하다는 게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오히려 운전자들이 카메라를 의식해 급정거하면서 추돌사고가 늘었다는 보고도 나온다. 뉴욕주 서퍽카운티의 경우 카메라 설치 전보다 추돌사고가 21% 늘었다고 NYT는 전했다. 민간 회사들이 운영하는 신호위반 카메라가 교통사고 다발 지역 보다는 오히려 범칙금 수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집중 설치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중 안전이 아니라 운전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커진 것이다.

반면 신호위반 카메라 설치 이후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정면 또는 측면 충돌 사고는 감소했다는 보고도 엄연히 존재한다. 일부 경미한 추돌사고가 늘었다 하더라도 인명 피해까지 낳는 대형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효과는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 당국이 신호위반 카메라를 직접 운영하면서 범칙금 수입금을 교통 사고 피해자 지원금으로 활용하는 등 공익적 운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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