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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참사 3주기 “일은 그대로인데, 현장은 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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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참사 3주기 “일은 그대로인데, 현장은 더 악화됐다”

입력
2019.05.28 11:01
수정
2019.05.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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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의 3주기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 시민들이 쓴 추모의 메모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의 3주기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 시민들이 쓴 추모의 메모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016년 5월 28일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군이 혼자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어 숨졌다. 사건 이후 3년이 다 됐지만 근무 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은 그대로 하면서 그 보상은 7분의 1도 안 되게 줄어들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동안 제주 음료공장 현장실습 중 자동포장 적재기에 끼어 참변을 당한 이모군, 전화 콜 수 압박으로 자살한 전주 홍모양, 이마트 무빙워크 점검 중 사망한 이모군, 수원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김모씨 등 특성화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은아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위원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악화일로에 있는 노동 환경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구의역 김군 사고 당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조가 생기는 등 그 사고 현장만 바뀌었지 전체적인 제도는 거의 손대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학생들의 현장실습제도와 졸업생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현장실습이다. 관계기관과 기업들은 현장실습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현장실습을 대부분 ‘학습형 현장실습제’로 바꿨다. 그러나 현장에 나와 배우기만 하라는 취지는 완전히 퇴색됐다. 이 위원장은 “안전하게 학습만 하고 있는지 감독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서 현장실습과 똑같이 하면서도 노동자성을 완전 삭제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을 주는 게 아니라 식비, 교통비를 다 포함해 실습비 20만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며 “작년 기준 최저임금 150만원 정도가 20만원으로 훅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현장에 보내는 학교 입장에서는 업체 눈치를 보기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임금을 제대로 달라는 요구를 하면 업체에서는 학생실습을 안 받으려고 해 어쩔 수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위원장은 정부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고용노동부가 협업을 해서 (학생실습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업체들을 선정하고 그 업체에 보상을 해주면서 감독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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