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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거기야?] “글로리호텔 멀쩡하네” 되새겨 보는 ‘미스터 션샤인’

입력
2019.04.12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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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촬영지였던 충남 논산 ‘선샤인스튜디오’ 

지난해 종영한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선샤인스튜디오'내 글로리 호텔. 이준호 기자
지난해 종영한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선샤인스튜디오'내 글로리 호텔. 이준호 기자

“러브가 무엇이오?” “합시다 러브.”

남편과 함께 2018년 최고의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한 충남 논산시 연무읍 ‘선샤인 스튜디오’에 온 김모(54)씨. 드라마에 나왔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세트장을 돌아보며 심금을 울렸던 대사를 외웠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노비의 아들로 부모의 억울한 죽음을 뒤로하고 조선을 탈출한 뒤 미군으로 성장한 유진초이(이병헌)가 돌아와 일본의 침탈과정과 민초들의 고초를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지난해 종영한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 촬영지였던 충남 논산시 연무읍 '선샤인스튜디오' 전경. 이준호 기자
지난해 종영한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 촬영지였던 충남 논산시 연무읍 '선샤인스튜디오' 전경. 이준호 기자

선샤인스튜디오는 논산시가 땅과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SBS와 제작사가 공동 투자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 테마파크다.

연면적 1만7, 830㎡에 근대양식 건물 5동, 기와집 19채, 초가 4채, 적산가옥 9채 등이 어우러져 1900년대 개화기의 모습을 재현했다.

7,000원의 입장권을 끊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글로리 호텔이 눈에 들어온다.

호텔은 극중에서 조선여인 이양화로 정체성을 찾은 쿠도히나와 고애신에 의해 불에 타 사라졌지만 재건축을 통해 새로 태어났다.

호텔에 들어서면 드라마 속 공간과 소품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금방이라도 음악 소리가 들릴듯한 오르골과 쿠도히나가 입었던 아름다운 의상이 반겨준다.

글로리 호텔 내부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이준호 기자
글로리 호텔 내부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이준호 기자

한 편에는 주인공 유진초이와 고애신의 사진과 주고 받은 편지가 유리상자 안에 보관되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커피숍이 나온다. 이곳은 주인공처럼 ‘가베’를 즐길 수 있다. 김희성이 술잔을 기울이며 넋두리 하며 카드를 즐기던 의자에 앉아 기념촬영도 할 수 있게 꾸몄다.

커피숍 테라스로 나서면 스튜디오 전경이 펼쳐져 있다.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스튜디오를 내려다 보면 유진초이와 쿠도히나가 된 듯한 재미가 쏠쏠하다.

기념품도 팔고 있다. 유진초이가 투숙했던 304호 열쇠고리로 열혈시청자의 인기품목이다.

호텔 옆에는 고애신과 유진초이가 연애편지를 전해주던 약방이 나온다. 편지를 숨겨놓던 약장과 두 사람의 은밀한 신호였던 바람개비가 봄바람에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드라마속 고애신의 집과 보신각, 현상수배 게시판, 약방. 이준호 기자
왼쪽부터 드라마속 고애신의 집과 보신각, 현상수배 게시판, 약방. 이준호 기자

눈길을 돌리면 한성전차와 홍예교, 양품점, 대안문이 보인다.

아치와 돌계단이 아름다운 홍예교 아래에서는 는 어둠이 내리면 수많은 사건이 벌어졌다.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낭인들의 혈투가 벌어졌다. 조선인을 악랄하게 괴롭히던 일본군 츠다(이정현), 함안댁과 행랑아범도 다리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미스터 션샤인’ 주요장면을 촬영했던 홍예교를 관광객들이 구경하고 있다. 이준호 기자
‘미스터 션샤인’ 주요장면을 촬영했던 홍예교를 관광객들이 구경하고 있다. 이준호 기자

고애신이 김희성을 만났던 전차를 타보고 구동매가 치맛자락을 잡고 애틋한 눈길을 보냈던 잡화점을 지나면 유진초이와 함께 미국공사를 저격했던 한성전기 건물이 나온다.

한성전기 건물 내부에 전시한 드라마 스틸사진. 이준호 기자
한성전기 건물 내부에 전시한 드라마 스틸사진. 이준호 기자

건물 내부에는 드라마 스틸사진을 전시해 드라마의 흐름을 기억할 수 있다. 포토존도 꾸며져 있고 최초의 엘리베이터도 볼 수 있다.

보신각을 거쳐 고애신의 집에 들어가 드라마 속 애기씨로 변신하는 상상도 가능하다.

추노꾼 일식과 춘식이 운영하는 '해드리오'내 김희성의 신문사 사무실. 이준호 기자
추노꾼 일식과 춘식이 운영하는 '해드리오'내 김희성의 신문사 사무실. 이준호 기자

드라마의 감초였던 추노꾼 일식과 춘식이 운영했던 ‘해드리오’에는 소품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고 김희성의 신문사 책상이 관광객을 반겨준다.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불란셔제빵소와 구동매 술집이 보인다. 이곳에서 파는 음료를 들고 다리의 피로도 풀 겸 2층 방에 올라 드라마 속 동매의 모습을 그려보는 재미도 크다.

구동매의 술집과 그가 일본 낭인들과 회의를 하던 다다미방. 이준호 기자
구동매의 술집과 그가 일본 낭인들과 회의를 하던 다다미방. 이준호 기자

외부도로와 스튜디오를 구분한 담장에 다가서면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유진초이가 고애신을 대신해 죽는 신을 촬영한 기차가 전시 되어 있다. 기차 안에는 총을 겨누는 일본군 복장의 인형이 있어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드라마 마지막회에서 고애신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유진초이가 묻힌 한성외국인 묘지. 이준호 기자
드라마 마지막회에서 고애신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유진초이가 묻힌 한성외국인 묘지. 이준호 기자

바로 옆에는 유진초이의 무덤이 있는 한성외국인묘지가 있다.

호텔을 기준으로 스튜디오의 동선을 따라가면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연결할 수 있도록 세트가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구경을 마치고 스튜디오와 붙어있는 논산시가 운영하는 서바이벌체험장과 밀리터리체험장에 가면 VR처험, 스크린사격, 실내사격도 즐길 수 있다.

논산=글ㆍ사진 이준호 기자 junhol@hanh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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