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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하비 볼의 행복한 미소(4.12)

입력
2019.04.12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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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볼과 그의 스마일리. alchetron.com
하비 볼과 그의 스마일리. alchetron.com

개나리 꽃 빛처럼 밝고 노란 얼굴에 검은 선으로 환한 미소를 표현한, 저 아이콘(이모티콘)의 이름이 ‘스마일리(Smiley)’다. 하비 볼(Harvey Ball, 1921~2001.4.12)이라는 미국인 광고 디자이너에 의해 1963년 태어났고, 프랑스 잡지 편집자 출신의 라이선스 대행업자 프랭클린 루프라니(Franklin Loufrani)에 의해 1972년 ‘스마일리’란 이름을 얻었다.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서 ‘Harvey Ball Advertising’이란 회사를 운영하던 광고디자이너 볼은 1963년 한 보험회사(현 하노버 인슈어런스)로부터 직원 사기를 높이고 영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이벤트 로고를 주문 받았다. 당시 그 보험회사는 적대적 인수를 통해 작은 보험회사를 통폐합한 직후여서 직원 단합과 사기 앙양이 간절했다고 한다. 오리지널 버전은 윙크를 하듯 한쪽 눈이 다른 쪽보다 다소 작았다. 그 작업의 대가로 볼이 받은 돈은 약 45달러(2017년 기준 약 495달러)였다.

물론 스마일리가 100% 볼의 작품이라 볼 수는 없다. 단순한 선으로 미소를 표현하는 콘셉트는 BC 1700년대 토기에서도 발견됐다. 1741년 베르나르드 헤네트(Bernard Hennet)라는 체코의 수도사도 서명 뒤에 저런 그림을 그리곤 했고, 요하네스 젠센(Johanness Jensen)이란 시인도 1900년 한 출판업자에게 보낸 편지에 유사한 그림을 남겼다.

어쩌면 그런 사정 때문에 하비 볼도, 보험회사도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회사는 배지를 제작해 직원들에게 배포했고, 인기를 끌자 판매용으로 만들어 1971년 무렵엔 세계적 아이콘이 됐다. 이런저런 계기로 그림이 조금씩 변형됐고, “Have A Nice Day”같은 문구가 얹히기도 했다.

1972년 ‘프랑스 수아르(France Soir)’라는 프랑스 신문 편집자가 기분 좋은 뉴스를 돋보이게 하려고 해당 기사에 저 로고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앞서 71년 10월 그는 프랑스 특허청인 산업재산청에 ‘스마일리’란 이름으로 로고 상표권을 등록했다. 그 덕에 그의 회사는 80여개국에서 연 2억달러가 넘는 로열티를 번다.

만년의 볼은 비영리 어린이 자선재단인 ‘하비 볼 월드 스마일 재단’을 설립해 운영했다. 돈 욕심이 없었다는 그는 “나는 한 번에 스테이크 하나밖에 못 먹고, 운전할 때도 차 한 대밖에 못 몰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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