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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관리자 줄고 안전 불감증… 美 그랜드캐니언서 8일 새 3명 추락사

입력
2019.04.07 18:56
수정
2019.04.07 19: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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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유명 관광지인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에서 최근 8일 동안 세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원 관리 인력이 줄어든 데다 관광객들의 무모한 사진 촬영 등으로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그랜드캐니언 사우스 림의 야바파이 지질 박물관 인근 지역 400피트(약 122m) 절벽 아래에서 67세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국립공원 관리국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50대의 홍콩인 관광객이 그랜드 캐니언 웨스트 구역의 이글 포인트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미끄러져 1,000피트(약 305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보다 이틀 전에도 그랜드 캐니언 사우스 림의 한 숲 속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인 대학생 박준혁씨가 단체 관광을 갔다가 추락, 혼수 상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공원 관리국에 따르면 매년 6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 곳에선 12명 안팎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최근 일주일 사이 사고사 3건이 잇따른 것이다.

공원 관리국 측은 위험 지역에 철책을 치거나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며 사고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 관리 인력이 최근 10년간 20~25%가량 줄어든 게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 프랜시스 미국 국립공원 보존연합회 회장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공원 관리 인력이 극적으로 감축돼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시간 등이 길어졌다”며 “공원 측이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제한된 자원으로 실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위험한 사진 촬영을 무릅쓰는 관광객들의 안전 불감증도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소다. CBS방송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전 세계적으로 위험한 사진 촬영을 하다가 숨진 이들은 260여명이며, 이중 70%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랜드 캐니언에서도 사진 촬영 도중 발생한 사망 사고가 확인된 것만 2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도 한 여행 블로거 커플이 위험한 사진 촬영을 하다가 추락사했다. 프랜시스 회장은 “관광객들이 위험 요소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랜드 캐니언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날씨와 주의 사항, 관람 동선 등을 사전에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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