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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서 ‘먹튀’ 의혹 SKB 사장… 야반도주 전력 前회장과 이면계약 의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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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서 ‘먹튀’ 의혹 SKB 사장… 야반도주 전력 前회장과 이면계약 의심도

입력
2019.03.07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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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베(SKB) 김모(69 추정) 사장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봉제사업을 20년 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련 협회나 모임엔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태 초기엔 정확한 연락처를 아는 이조차 찾기 어려웠을 정도다.

기자가 어렵게 확보한 번호로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한국에서 전화를 건 것처럼 인터넷전화(070)를 이용했더니 금세 받았다. “김 사장님이냐”고 묻자 잠시 뜸을 들이던 수화기 너머 남성은 “누구시냐”고 되물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는 “나는 그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일단 끊고 다시 전화한 뒤 재차 확인했으나 같은 답을 했고, 마지막으로 물었을 때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너무도 태연했다.

900억루피아(약 72억원)를 들고 지난해 10월 잠적한 에스카베(SKB) 대표 김모씨. SNS 캡처
900억루피아(약 72억원)를 들고 지난해 10월 잠적한 에스카베(SKB) 대표 김모씨. SNS 캡처

이후 그 번호를 통해 확보한 인물 사진을 인도네시아 현지 SKB의 원청업체 직원과 SKB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사진 속 주인공은 “김 사장이 맞다”고 모두 확인해줬다. 그간 연락이 닿지 않던 김 사장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남은 한국 직원에게 자산 매각 관련 위임장을 써줬다고 한다.

땅 건물 기계 등 회사의 자산가치가 담보보다 세 배나 높아 매각하면 미지급 월급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게 재인도네시아한인상공회의소(KOCHAM)의 판단이다. 그러나 현재 회사 자산을 두고 전 회장인 또 다른 김모씨가 반환 소송을 건 상태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김 전 회장이 승소하면 김 사장의 위임장은 무용지물이 된다.

에스카베(SKB) 공장 출입문마다 붙어있는 흰색 압류딱지. 브카시(인도네시아)=고찬유 특파원
에스카베(SKB) 공장 출입문마다 붙어있는 흰색 압류딱지. 브카시(인도네시아)=고찬유 특파원

현지에선 두 김씨가 이면계약을 맺고 서로 짜고 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두 사람은 1991년 SKB를 함께 차린 동업자다. 2006년 김 전 회장이 부도를 내고 야반도주하자 김 사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 지금에 이르렀다. 김 사장이 회사 인수 뒤 김 전 회장에게 매달 송금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소송이 진행된 시점이 이번 사태가 커지던 작년 11월이라는 사실도 공교롭다.

두 사람을 잘 안다는 현지 기업인은 “둘은 막역한 사이로 인도네시아에서 매춘과 가짜 양주 판매 등 유흥업으로 떼돈을 벌었다”면서 “당시에도 악덕 업주로 유명했다”고 혀를 찼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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