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9년간 가축 370만 마리 살처분 시켰던 구제역, 올해도…

알림

9년간 가축 370만 마리 살처분 시켰던 구제역, 올해도…

입력
2019.01.29 11:18
0 0
29일 오전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안성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살처분 작업을 마치고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안성=연합뉴스
29일 오전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안성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살처분 작업을 마치고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안성=연합뉴스

경기 안성시의 한 농가에서 침 흘림 등의 증세를 보였던 젖소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확진 판정이 나왔다. 매년 겨울 연례행사처럼 창궐하면서 지난 9년간 370만 마리에 달하는 가축을 살처분하게 만들었던 구제역 공포가 다시 찾아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젖소농가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 정밀검사결과 O형 구제역 바이러스로 확진됐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에 발생한 O형 구제역이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 중인 유형(O+A형)이므로 위기경보단계는 ‘주의’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구제역 긴급행동 지침에 따른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백신을 접종한 유형의 구제역이 발생 할 경우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가 인접 또는 타 지역을 전파되면 ‘경계’ 단계로 끌어올리게 된다.

방역 당국은 전국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최근 5년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농가 등을 중심으로 한 불안감은 확산될 전망이다.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우제류의 입술, 혀, 코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된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되며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관리 대상 질병으로 분류 지정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발생했던 2010년 12월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들이 젖소에백신을 접종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발생했던 2010년 12월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들이 젖소에백신을 접종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서 구제역 발병이 본격화된 시기는 2000년이다. 특히 2010년 말부터 2011년 사이 당국의 방역 실패와 함께 대유행이 진행됐다. 2010~2011년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돼지 등 가축의 수만 무려 354만 마리에 이르렀으며 농가 보상금 및 살처분 부지 마련 등에 총 2조8,6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기도 했다.

2011년 4월을 끝으로 2012년과 2013년엔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2014년을 목표로 구제역 청정국 인증을 추진했지만 2014년 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청정국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수출 등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2015년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총 14만7,000여 마리의 가축이 다시 살처분되면서 방역 시스템 부실 논란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에는 그 동안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O형 구제역에만 대비해 백신을 준비했던 방역 당국의 부실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발생해 1만1,000여 마리의 살처분이 진행됐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70만 마리가 넘는 돼지와 소 등이 살처분 됐으며 3조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

정부는 일단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시 농가에서 키우는 젖소 120마리를 포함해 반경 500m 이내 8개 농가의 500여 마리의 우제류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 지역을 출입한 사람 및 차량뿐만 아니라 물을 통해서도 전염이 가능한 만큼 오는 설 연휴를 기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제역 잠복기는 최소 2일에서 최대 14일까지인 것으로 보고된 만큼 오는 2월 중순이 이번 구제역 확산 저지의 1차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29일 경북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구제역 발생에 대비해 축산농가에 나눠줄 구제역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 29일 경북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구제역 발생에 대비해 축산농가에 나눠줄 구제역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